살인을 위해 세워진 병원 (7)

2017년 09월 12일 오후 2:34 업데이트: 2024년 01월 20일 오후 11:15

금지된 질문

의사 선중양이 맡고 있는 많은 직책 중 하나에 주목하면 장기(臟器) 출처에 대한 단서를 잡을 수 있다. 베이징 무장경찰 종합병원 홈페이지에는 군사 복장을 한 그가 장기 이식 부서 책임자로 등장한다. 이 병원의 운영 주체인 중국 인민무장경찰은 120만 명의 국내 상비군으로, 전국에 배치돼 폭동 진압을 담당한다.

선중양은 군사 복장 차림으로 중국 TV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에 응했다. 자막으로 “인류는 늘 진보할 것이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대량의  장기 이식 수술을 시행하는 데 있어 가장 근본적인 어려움은 장기 기증자 확보다. 중국이 자발적이고 개방적인 이식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흔히 브로커가 개입되는 정치 커넥션만이 장기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황제푸도 2015년 초 인터뷰에서 “우리 나라는 아주 큰 나라다. 수감자들의 장기를 사용하는 방식은 자연스럽게 그 속에 온갖 종류의 혼탁하고 어려운 문제를 지니게 될 것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는가? 더러워졌다. 어둡고 다루기 힘들어졌다. 극도로 민감하고, 극도로 복잡한 영역이 됐고, 기본적으로 금지된 영역이 됐다”며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이어서 중국에서 장기 이식 남용 문제를 축출된 중국 보안 부문 최고 권력자 저우융캉 탓으로 돌렸다. 물론 양심수들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톈진 제1중심병원이 어떻게 장기 공급 라인을 가동했는지에 대한 추측은 주로 2013년 중국 공산당의 허울 좋은 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일원이 된 선중양의 정치적 인맥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는 당노선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민주주의를 가장하기 위한 8개 합법 정당 중 하나인 중국 농민노동자민주당 상임위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군병원과 준(準)군사병원들이 정치범 수십만 명을 수용하는 보안기구에 연결돼 있고 불법적인 인간 장기 밀매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장기 공급과 연관해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그가 준군사병원에서 맡은 직책이다.

몇몇 조사원은 지난 몇 년 동안 군대와 장기 공급의 연결고리를 추적해 왔다. 미국 언론인 에단 구트만은 2014년의 저서 <살해: 대량 학살, 장기 수확, 중국의 반체제 문제 해결을 위한 비밀해법>에서 10년 가까이 수많은 증거를 수집해 전통 심신수법인 파룬궁 수련자들이 장기 수확의 주된 대상이 돼 왔음을 보여준다.

장쩌민 전 주석을 법정에 세우라고 요구하는 파룬궁 수련자들이 2105년 10월 15일 로스앤젤레스 중국영사관 앞에서 중국에서 16년간의 박해 기간 중 사망한 사람들을 촛불로 추모하고 있다.ㅣBenjamin Chasteen/Epoch Times

부드러운 동작과 명상, 그리고 도덕적인 가르침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 수련법 파룬궁은 1999년 당시 중국 주석이었던 장쩌민이 ‘파룬궁이 당의 통치에 도전한다’고 선언하면서부터 중국에서 박해를 받아왔다. 거기에는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파룬궁 수련자 수가 공산당원 수를 넘어서는 데 대한 두려움과 질투심이 크게 작용했다.

1999년 7월 박해가 시작되고 나서 이듬해인 2000년부터 톈진 제1중심병원와 같은 병원 수백 곳에서는 장기 이식 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캐나다의 인권 변호사 메이터스는 “현시점에서는 전국적인 유통 시스템이 없다. 장기 기증 시스템이 없는 것이다. 공식적인 답변은 사형수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장기 크기와 혈액형 적합성 문제, 감옥에서의 간염 문제, 시간 문제 등, 많은 문제를 갖게 된다”고 했다.

그는 또한 “많은 의문과 의혹, 정황 증거가 증가하는 데  대한 공식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 나 자신과 데이비드 킬고어, 그리고 에단 구트만이 줄곧 이야기해왔던 것처럼 결국은 (장기 출처가) 양심수라는 데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  규모가 커질수록 해명 요구도 커지지만 설명이 없다. 다른 확실한 장기 출처도 없다”고 했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구트만에게 “톈진 제1중심병원이 사용하는 장기의 유력한 출처가 어디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나는 대부분 파룬궁 수련자들의 장기라고 생각한다. 이 기간 동안 노동교양소 시스템 내에는 항상 50만~100만 명 정도의 파룬궁 수련자가 수용돼 있었다”고 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데이비드 킬고어, 데이비드 메이터스, 그리고 <살해: 대량 학살, 장기 수확, 그리고 중국의 반체제 문제해결을 위한 비밀 해법>의 저자 에단 구트만. | Simon Gross/Epoch Times

이어서 그는 “수치상으로 그들이 끌어올 수 있는 유일한 잠재적 출처는 바로 이것이다. 노동교양소에는 위구르 무슬림들과 티베트인들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실종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했다.

구트만이 난민 수백 명을 인터뷰한 결과 파룬궁 수련자들은 5명 중 1명, 때로는 5명 중 2명꼴로 감금돼 있는 동안 혈액검사를 받았다. 노동교양소에서 무사히 석방된 사람들도 검사를 받았던 사람들의 실종을 전하고 있다. 2006년 이후 비밀리에 녹음된 해외 조사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의 의사와 간호사들도 “파룬궁 수감자의 장기를 공급받는다”고 시인했다.

구트만은 자신의 저서에서 그의 인터뷰 대상자였던 파룬궁 난민이 정작 본인 스스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의학적 검사를 처음으로 설명하던  때를 묘사하고 있다. “그녀가 설명한 것은 무섭고 설명이 안 되는 일이었다. 의사가 정상적인 신체검사를 한다기보다는 이미 신선한 시신을 살펴보고 있는 것 같았다. … 긴가민가하는 의심의 망토가 걷히면서 낯선 한기를 느꼈던 기억이 난다.”

텐진의 혈액검사

톈진제1중심병원에서 가장 왕성하게 수술이 이뤄지던 시기에 전국의 교도소와 노동교양소에서처럼 톈진시의 양심수들도 혈액과 소변검사를 받기 위해 차출됐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보고는 파룬궁 박해 정보를 모으는 정보센터 사이트(Minghui.org)에서 찾은 것이다. 이 사이트의 기사들은 주로 파룬궁 수련자 또는 수련자의 친구나 가족들이 제출한 것으로, 박해 경험을 기록한다. 이 사이트는 학자들과 인권 연구자들이 파룬궁에 관한 정보를 얻거나 탄압을 연구하는 데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중국 내 파룬궁 커뮤니티를 통찰할 수 있는 믿을 만한 자료로 알려져 있다.

톈진제1중심병원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톈진여자교도소. 교도소에 수감된 수련생들이 혈액검사 대상이라고 보고되고 있다.ㅣMinghui.org

‘톈진(天津)’이라는 단어와 ‘채혈’, ‘신체검사’, ‘혈액검사’ 등의 용어를 Minghui.org에서 검색하면 중복되는 항목도 있지만, 각각 119개, 393개, 69개 항목이 검색된다.

전형적인 사례가 2007년 11월 9일 자로 올라와 있는데, 제목은 ‘톈진 여자교도소에서 내가 목격하고 경험한 박해’이다. 다음은 내용 중 일부다. “감옥에 있는 제3조는 구체적으로 파룬궁을 겨냥했다. … 감옥 각 구역에 있는 제3조의 조장들이 수련자들을 한명 한명 불러냈다. 모두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받았다. 일반 범죄자들은 부르지 않았다. 반장은 감옥 측이 파룬궁 수감자들을 돌보려 한다고 했다.” 이 사례는 Minghui.org에 대한 많은 포스팅과 마찬가지로 익명으로 보고됐다. 익명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교도소는 병원에서 차로 30분 남짓 떨어져 있다.

당시의 경험을 되살려 익명으로 투고한 이는 “아직도 사라진 수련자들이 어디로 갔는지 궁금하다”고 쓰고 있다.

다른 혈액검사 사례는 칭보와 노동교양소에 대한 보고다. 칭보와는 톈진 제1중심병원에서 차로 23분 거리에 있다. 밍후이 보도에 따르면 솽커우 노동교양소도 파룬궁 수련자들이 구금 중에 혈액검사를 받았다고 보고한 수용소 가운데 하나다. 솽커우도 톈진 제1중심병원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다. 파룬궁 수련자 화롄유 씨는 2013년 6월 톈진 제1중원에서 45분 거리에 있는 빈하이 교도소에서 자신의 혈액을 채취했다고 보고했다. 파룬궁 수련자 쉬하이탕도 2006년 6월 병원에서 약 90분 거리에 있는 반차오 여성 노동교양소에서 피를 뽑았다고 보고했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의료 인권 단체인 ‘강제 장기 적출에 반대하는 의사들(DAFOH)’은  Minghui.org에 올라온 이들 혈액검사 보고들에 대해 자체 예비 분석을 하고 결과를 내놓았다. “생존자들의 보고를 훑어본 결과, 의학적 검사가 특이한 경우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특이한 단일 사례들은 의의가 적을 수 있지만, 이 데이터에는 고립된 사례가 아닌 다수의 피해자 진술이 있으며, 구금된 파룬궁 수련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의학적 검사를 체계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물론 이 중 어떤 것도 이 혈액검사가 장기 이식에 필요한 혈액 적합성 검사를 하기 위한 것임을 입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실시한 이유가 베일에 싸여 있는 것도 사실이며,  혈액 적합성 검사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상당히 혼란스럽다. 파룬궁 수련자들이 구금된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공산당 최고위층이 이들의 신념 체계를 뿌리 뽑기 위해 벌인 캠페인 때문이다. 그들은 구금 상태에서 신념을 포기하도록 고문, 전기 충격, 구타를 당한다. 국영 언론은 파룬궁을 비방하고, 신념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증오를 조장하고, 악마화하고, 조롱하고, 국가의 적이라고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수천 명이 고문으로 죽었다고 보고됐지만, 이 증오 캠페인은 국가가 주도하는 것이므로 어떠한 조사나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왜 교도소에서 이런 수감자들의 복지를 위해 채혈을 하는가?

이러한 맥락에서 분석가들은 박해가 시작된 직후 장기 이식 붐이 일어났고, 혈액검사가 본격적으로 실시됐고, 수감된 파룬궁 수련자가 대규모로 실종된 일련의 사건들이 장기 사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것 외에 달리 해명할 길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