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비명소리에 폭우 뚫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간 ‘이삿짐 사다리차’

김연진
2020년 07월 10일 오후 3:5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31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전남 고흥군의 ‘윤호21병원’ 화재 현장에서 6명의 생명을 구한 영웅이 있다.

그는 이 지역에서 이삿짐 사다리차를 운영하는 신복수(59)씨였다.

10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신씨는 함께 일하는 동료 이은수(57)씨의 전화를 받았다.

윤호21병원에 큰불이 났다는 급한 연락이었다. 이에 자신이 운영하는 이삿짐 사다리차가 도움이 될까 싶어 곧장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연합뉴스

신씨가 화재 현장에 도착한 것은 새벽 4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불이 난 윤호21병원에서는 화염이 치솟고 있었다.

이때 병원 8층에서 누군가가 “살려달라!”며 난간에서 소리쳤다.

이 상황에서 신씨는 45m 길이의 사다리차를 응급실 옆에 바짝 붙였다. 이어 사다리차에 소방대원들을 태워 올렸다.

그렇게 6층에서 3명, 7층에서 2명, 8층에서 1명을 무사히 구했다. 구조된 시민들은 인근 주차장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연합뉴스

이날 병원에서 구조된 이는 모두 66명이다. 그중에서 47명이 이삿짐과 소방을 포함해 사다리차로 병원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신씨는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정신없이 구조에 나섰는데, 다친 사람들을 보니 자꾸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이어 “소방대원들도 ‘사다리차가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났을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해 보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