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붉게 타올랐던 호주가 기록적인 폭우 덕분에 ‘녹색’으로 물들고 있다

이서현
2020년 07월 2일 오전 11:5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2:37

지난해 최악의 산불로 신음했던 호주가 다시 옛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호주 데일리메일은 극심한 가뭄과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았던 호주가 기록적인 폭우로 놀라운 변화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 남동부 지역은 지난해 9월부터 반년 넘게 이어진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다.

직접적인 화재로 사망한 사람은 33명이지만 연기 흡입으로 인한 사망자가 445명을 합치면 인명피해만 500여 명에 이른다.

10억 마리의 야생동물도 떼죽음을 당했다. 그중 호주의 상징인 코알라는 개체 수의 3분의 1이 불에 타 죽은 것으며 멸종 위기설까지 나왔다.

남한보다 넓은 1100만 헥타르 이상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산불 원인은 극심한 가뭄에 폭염이 더해진 결과로 추정됐다.

호주는 2018년 100년 만에 가장 적은 비가 내렸을 정도로 장기적인 가뭄에 시달렸다.

여기에 35도가 넘는 이상고온 현상에 강풍까지 겹치면서 산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Twitter_@Warraboy

기상이변으로 장기화된 산불을 잠재운 건 기록적인 폭우였다.

올 초 연평균 강우량을 웃도는 큰비가 내리면서 지난 2월 중순 산불은 종식됐다.

덕분에 메마른 땅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Twitter_@LucyThack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 지구관측소(NASA Earth Observatory)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이런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가뭄이 극심했던 2018년 5월 찍은 호주 남동부는 황톳빛이 완연하다.

하지만 2020년 6월 사진에서는 같은 지역인데도 파릇파릇한 연둣빛으로 물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산불을 잠재우고 땅을 촉촉아 적실만큼 충분히 비가 내린 덕분에 새 생명도 움트기 시작했다.

호주의 한 농장경영인은 지난달 19일 트위터를 통해 농경지에 새싹이 돋는 사진을 공유하며 기쁨을 드러냈다.

호주ABC 기자 루시 태크레이도 ‘7개월 반 만의 뉴사우스웨일스의 변화’라며 황무지 같던 농경지가 무성해진 풍경 사진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