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원로들 “사회통합, 구조개혁 필요” 한 목소리

최창근
2022년 10월 13일 오후 7:56 업데이트: 2022년 10월 13일 오후 7:56

“사회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가 발전은 불가능하다. 정치가 사회통합을 위한 적극적 역할을 해줘야 한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한국 사회를 향한 고언(苦言)이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10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컨벤션홀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길을 묻다: 도전과 전환’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민미래포럼에서 ‘특별강연’을 통하여 코로나19 사태 막바지에서 심각한 경제위기를 마주한 대한민국의 위기 극복 해법으로 ‘사회통합’을 제시했다.

그는 “사회통합을 바탕으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며 공정한 민주사회의 기초인 법과 원칙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대화와 타협, 나눔과 배려로 사회통합을 이뤄내는 통합의 리더십이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리더십이다.”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김황식 전 총리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필요성을 제시했다.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이날 포럼의 주제인 구조개혁, 저성장 원인과 과제, 노동시장 문제, 규제혁신 등에 대해 공감대를 표하면서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저성장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 정부는 먼저 민간 주도 시장 중심으로 기조를 전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민간의 자유와 창의를 최대한 존중하고 그 속에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민간주도로 시장이 돌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규제 혁신이 필수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민간이 새로운 시장에 도전할 수 있도록 낡고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나갈 것다.”라고 말했다. 이어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관련 산업들이 커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만들고 지원함으로써 디지털 심화, 기술 심화 시대를 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동시장과 관련해서는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형의 창의적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보다 세심하게 교육 혁신 여건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주문했다. 이명박 정부 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한 박재완 이사장은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공법은 뼈아픈 구조개혁이다. 구조개혁의 효과는 굉장히 크지만 이를 소홀히 하면 아주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재완 이사장은 “구조개혁은 경제성장률을 높인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 국가 부도의 위험이 줄어든다. 구조개혁의 실천은 어렵지만 고통 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국민께 솔직히 고하고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통합도 주문했다. 사회통합과 협치가 필수조건이라는 것이다. 박재완 이사장은 “대통령실과 여당이 먼저 양보를 하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내밀고 야당이 화답해주면 조금씩 분위기가 협치(協治)로 옮겨갈 것이다.”라며 대통령실과 여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주제 발표에 나선 김종석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는 “지금 대한민국은 국가로서의 지속가능성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조로화를 막고, 성장잠재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회의 신뢰자본 축적 필요성도 주장했다. 김종석 교수는 “안정적인 민주정치와 국민통합은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의 축적에서 시작되는데, 한국의 분열·갈등은 제도와 공동체에 대한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결핍하기 때문에 벌어진다.. 국민통합과 갈등 해소를 위한 사회적 신뢰자본의 확충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종석 교수는 대표적인 시장주의 경제학자로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여의도연구원 원장, 제20대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포럼에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 국회 양당 지도부를 비롯해 300여 명의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축사에서 “우리가 직면한 일련의 낯선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담대한 대전환이 필요하다. 포럼을 통해 거대한 도전에 직면한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퍼펙트 스톰에 대응할 수 있는 혜안이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금 전 세계가 인류사적 운명의 대전환을 맞고 있다. 우리의 생각도 바뀌어야 하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포럼에서 나온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정치권이 빨리 논의하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늘 대립하고 분열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민주당과 함께 소통하고 협력할 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