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으려고 멸종위기 ‘쇠제비갈매기’ 새끼 줄로 묶어버린 사람들

황효정
2020년 05월 29일 오후 7:3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26

멸종위기등급 관심대상인 ‘쇠제비갈매기’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그 이유는 일부 몰지각한 산악 오토바이 이용자와 사진 동호인들 때문이었다.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면서 둥지를 파손하는 사례도 있었고, 사진을 찍기 위해 새끼 새를 위협하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 27일 연합뉴스는 경북 포항을 찾는 멸종위기등급 관심대상 ‘쇠제비갈매기’의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 포항의 한 바닷가에 쇠제비갈매기 수십 마리가 찾아왔으며 약 20개의 둥지를 틀어 알을 낳았다.

연합뉴스

그런데 현재는 그 수가 확연히 줄어 있었다. 새끼 쇠제비갈매기는 단 2마리만 포착됐고, 둥지는 4개만 남아 있었다.

매체는 개체 수 감소의 원인으로 포항 바닷가를 찾은 일부 몰지각한 산악 오토바이 이용자와 사진 동호인들의 행태를 꼽았다.

산악 오토바이 이용자들이 서식지 주변을 오토바이로 질주해 둥지와 알이 파손됐다.

또 일부 사진 동호인은 사진을 찍으려는 욕심에 새끼가 둥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모래를 쌓거나, 밖으로 나간 새끼를 손으로 집어 다시 둥지 안에 넣기도 했다.

연합뉴스

심지어 새끼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줄로 다리를 묶어놓고 사진을 찍는 경우도 있었다.

한 사진 동호인은 “2명이 새끼 다리를 줄로 묶은 뒤 사진을 찍길래 심하게 꾸짖고 쫓아 보냈다”고 고백했다.

포항시 측은 지난해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주변에 사륜바이크 이용을 자제해달라는 팻말을 세웠으나, 올해는 세우지 않았다.

전국 바닷가, 강가 모래밭에 서식하며 쉽게 발견됐던 쇠제비갈매기는 현재 생태계 파괴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