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러시아 감산 합의 기대” 트럼프 트윗에 추락하던 국제유가 급반등

캐시 허
2020년 04월 3일 오후 2:20 업데이트: 2020년 04월 3일 오후 10:33

바닥없이 추락하며 마이너스 유가 전망까지 나왔던 국제유가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게시물에 반등했다.

러시아와 사우디가 곧 원유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2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양국이 대략 1000만 배럴 원유 감산 계획을 발표하리라 기대한다. 감산이 현실화되면 석유·가스업계에 매우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썼다.

이번 트위터 글은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전화통화 뒤 올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도 통화했다고 전했다.

이어진 다른 트윗에는 “(감산이) 1500만 배럴에 달할 수도 있다. 모두에게 좋은 (GREAT)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트위터 발표 이후 브렌트유는 13% 상승해 30달러 선에 근접했지만, 지난 13개월간 저지선이었던 50달러 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50달러 선은 중공 바이러스 사태로 무너졌다.

세계 원유 생산량은 하루에 8000만 배럴 이상이다. 이 가운데 러시아가 1100만, 사우디는 1000만 배럴을 차지한다.

러시아와 사우디가 1000만~1500만 배럴을 감산한다면, 각국은 기존 산유량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를 줄이게 된다.

이는 세계적 수요를 맞추려면 다른 산유국(기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3월 초 러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산유량 감산 협상을 중단한 이후, 러시아와 사우디 정부는 유가전쟁에 봉착했다.

중공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이미 에너지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양국이 산유량을 증가시키면서 원유가는 곤두박질쳤다.

러시아 국영언론에 따르면 OPEC 수장 격인 사우디는 2일 석유시장 안정화를 위해 OPEC과 주요 산유국 연대체 간 긴급회의를 요청하고 공정한 합의 도달에 대한 바람을 나타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원유 증산계획이 없으며 시장안정을 위해 OPEC 및 다른 생산국과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한 산유국 관계자는 “트럼프가 푸틴에게 전화한 것이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며 긴급회의 의제가 “캐나다, 브라질 등 다른 대형 산유국의 감산량 참여에 관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우디가 제안한 긴급 OPEC 회의는 언제 열릴지 확실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3일 미국 석유업계 관계자들과 별도로 만날 예정이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석유회사에 산유량을 감산하라고 공식요청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러스 사태로 시장 위축되면서 석유수요 감소

4월 세계 석유 수요량은 하루 약 3000만 배럴 감소할 전망이다. 기존 하루 소비량에 비해 약 30% 줄어드는 셈이다.

중공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약 30억 인구가 자가 격리해야 했다. 전 세계 100만 명 이상이 감염됐고, 5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엄청난 수요 감소로 유가는 200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산유국들이 짜 놓은 예산은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낮은 가격으로는 경쟁할 수 없는 미국 셰일 석유산업이 크게 흔들렸다.

미국의 셰브런, 브라질의 페트로브라스와 영국의 BP 등 세계 주요 석유 기업이 이미 산유량 추정치를 축소했다.

석유 저장고는 5월까지 가득 찰 것으로 예상된다. 분석가들은 석유 생산업체들이 산유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으로 미국 석유 생산 중심지 텍사스의 규제 기관들은 거의 50년 만에 처음으로 산유량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

텍사스의 석유-가스 규제위원(3인)인 라이언 시턴은 2일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에너지장관과 대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공급량을 하루 1000만 배럴 감산하는 문제에 관해 노박 장관과 대화했다며 “평상시 경쟁하는 사이지만, 우리는 COVID19(중공 바이러스)로 전례 없는 수준의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