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브라더’ 중국 공산당의 감시를 피하라..중국인들의 대처법

WU XIN
2019년 08월 17일 오후 3:37 업데이트: 2019년 08월 21일 오후 9:00

일국양폰? 중국인들이 빅데이터 통제를 벗어나는 방법

중국 당국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터넷 통제와 감시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중국인들이 갖가지 기지를 발휘해 저항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쿼츠(Quartz)’의 제인 리(Jane Li) 기자는 ‘중국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베이징의 디지털 감시를 피하는가(How people in China are trying to evade Beijing’s digital surveillance)’라는 기사에서 중국인들이 이전까지와는 달리 인터넷 감시에 저항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사적인 채팅, 주고받는 메시지까지 모두 감시하고 있으며, 사람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감시가 강화되면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홍콩의 송환법 시위가 이슈가 중국에서도 이슈로 떠오르면서 휴대폰을 감시하고 검문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베이징 경찰 당국은 성명을 통해 경찰의 일상적인 순찰의 일환으로 신분증을 확인하려 한 것이지 휴대폰을 확인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사용자들은 안심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에 살고 있는 외국인인 트위터 사용자 RF파슬리는 경찰이 휴대폰을 검문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승강장 계단에 6명의 경찰이 행인들의 휴대폰을 무작위로 확인했고 휴대폰을 달라고 한 뒤 사진과 앱을 스크롤하면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7년, 트위터 사용자들은 중국 경찰이 휴대전화를 검사하면서 사용자의 휴대전화에 스파이웨어를 설치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미국에 주재하는 중국 기자 샤오무이(肖木易)는 한 사용자가 경찰서에 다녀온 뒤 휴대전화에 감시 프로그램인 ‘MFSocket’ 앱이 하나 설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런 일은 특히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많이 일어난다.

프랑스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 배티스트 로버트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스파이웨어가 안드로이드나 애플 모바일에 설치되면 캘린더 일정, 문자 메시지, 연락인, 위치, 이미지와 오디오 파일을 포함한 다양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스파이웨어는 중국의 디지털 인증 회사인 ‘미야 페코’가 개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및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는 중국 공산당의 사이버 통제에 맞설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다. 대응 노하우를 공유하고 봉쇄를 우회하는 프로그램도 나누고 있다.

사진은 우루무치 기차역 앞 다수의 특수경찰. | AFP=Yonhapnews(연합뉴스)

그중 하나가 스파이웨어에 대항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지난 6월에는 개발 요원인 히다나카닌(HiedaNaKanin)이 MFSocket에 대항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개발자 커뮤니티 사이트 깃허브(Github)에 올렸다. 그는 이 안드로이드 앱이 주소록, 문자 메시지, 스파이웨어 검색 및 모바일 위치 정보 등의 데이터를 숨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MFSocket 외에도 모바일 기기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데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은 또 있다. 지난 7월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신장 당국은 키르기스스탄 접경 지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의 휴대전화에서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펑차이(Fengcai)라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왔다.

히다나카닌은 스파이웨어를 무력화하는 앱을 설치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최선의 방법은 휴대폰 두 대를 분리해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치 블로그를 운영중인 마이클 안티 기자는 “매일 예비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면서 검색을 한다”라고 밝혔다.

쿼츠 제인 리 기자도 “지금까지 가장 널리 공유된 팁은 두 대의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것인데, 한 대는 경찰 검사용이고 다른 한 대는 트위터와 같은 민감한 앱 접속용으로 사용한다“라고 부연했다. 제인 리 기자는 이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홍콩 통치 방식인 일국양제(One country, two systems)에 빗대 ‘일국양폰(One country, two phones)’라고 표현했다.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와 트위터 등은 모두 중국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어 가상 사설 인터넷(VPN)을 통해서만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용자가 인터넷 방화벽을 우회한다.

중국공산당의 감시망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 Getty Images

온라인 중국인 커뮤니티 핀충(品蔥)은 직설적 화법으로 유명하다. 그들은 VPN을 사용해 중국 공산당 정권의 붕괴 시기와 같은 이슈 및 디지털 감시 대응책 등을 논의한다.

이 커뮤니티의 ‘쟈주예화(家豬野化)’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 사용자는 최근 감시 대응 노하우를 공개했다.

공유된 팁은 ▲트위터나 유튜브 같은 웹사이트에 등록할 때 중국 기반 이메일 주소 대신 안전한 해외 메일 주소를 등록할 것 ▲아이디에는 실명 병음, 출생연도 등 개인정보를 첨부하지 말 것 ▲반중공 발언을 하는 계정은 이름, 생일, 직업, 직장, 각종 증빙 번호를 포함한 어떤 개인 사진과 개인정보도 절대 올리지 말 것 ▲아이폰은 중국산 안드로이드폰보다 안전하며 미국 주소지로 변경하면 이미지가 자동으로 클라우드에 백업된다는 등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