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쏟아지자 숲속에 사는 길고양이에게 비 피할 집 지어준 유치원생들

김연진
2020년 08월 3일 오전 11:5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전 9:42

강원도 원주시에 있는 단계조각공원.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발길이 끊이지 않지만, 곳곳에 버려진 마스크와 쓰레기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공원이 깨끗하게 변했다.

공원을 청소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주인공은 바로 북원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다니는 꼬마 삼총사였다.

유치원생 3명은 매일 아침 공원에 나타나 쓰레기를 치우고, 그곳에 사는 고양이를 돌보고 있었다.

북원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아이들이 이렇게 청소를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말부터였다.

선생님과 함께 이곳 공원을 산책하던 아이들은 숲길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만났다. 그런데 덜컥 겁이 났다.

“고양이가 쓰레기를 먹고 아프면 어쩌지?”

이때부터 쓰레기를 하나씩 치우기로 결심했다. 마스크와 장갑을 꼭 착용한 채 공원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웠고, 고양이에게 밥도 줬다.

북원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비가 내리면 고양이가 비를 맞을까 걱정해 집을 지어주기도 했다.

아이들이 쓰레기를 매일 치우고 있지만, 다음 날이 되면 또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결국 아이들은 직접 글씨를 쓴 푯말을 만들어 공원에 세웠다.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

“고양이가 먹으면 아파요. 쓰레기는 꼭 쓰레기통에 버려주세요”

북원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이 모습을 본 어른들은 “어른들이 버린 쓰레기를 아이들이 줍네. 미안하고, 기특해라”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공원을 치우기 시작하자, 어느새 몰라볼 정도로 공원이 깨끗해졌다고. 아이들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함께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담배꽁초 하나도 보이지 않을 만큼 공원이 쾌적해졌다고.

해당 사연은 지난 25일 국민일보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수많은 시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