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 실종된 美 독립기념일과 대중 공급망 의존도

존 맥길넌
2022년 07월 5일 오전 11:01 업데이트: 2022년 07월 5일 오후 12:57

위상이 예전보다 떨어지긴 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세계의 공장이다. 미국이 독립기념일을 맞아 폭죽이 없어 불꽃놀이를 못 한다는 사실로 떠들썩하다. 중국에서 폭죽이 공급되지 않아서다. 웃고 지나가고 끝낼 일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점이 있어 이 칼럼을 독자들에게도 소개한다 – 편집부


현재 미국은 분유, 휘발유, 메이플 시럽, 애완동물 사료, 그리고 감자 같은 농산물까지 재고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제 품절 목록에 불꽃놀이용 폭죽이 추가됐다.

미국의 국가적 행사인 독립기념일 축제에 불꽃놀이가 빠지는 일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실제로 일어났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번째 맞는 미국 독립기념일에도 미국 서부 도시의 하늘에서 폭죽이 터지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직접 들이닥친 2020년, 2021년의 독립기념일 때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불꽃놀이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이유 때문이다. 불꽃놀이에 쓸 폭죽이 부족해서다.

미국에서는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바비큐 파티와 함께 불꽃놀이를 즐기며 독립을 축하하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그러나 애리조나주의 주도 피닉스에서는 불꽃놀이를 취소했다. 시 당국은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공급망 문제로 영향을 받았다”면서 “행사에 쓸 폭죽을 확보하지 못했다” 밝혔다.

피닉스뿐만 아니다. 템페, 챈들러 같은 애리조나주 내 다른 도시와 메릴랜드주 칼리지파크에서도 물자 부족으로 인해 “매년 열리던 7월 4일 독립기념일 공연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물론 가장 부족한 물자는 바로 폭죽이다.

미국인에게 불꽃놀이는 화합과 단결을 의미한다. 그만큼 불꽃놀이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2019년 소형 폭죽 구매비용만 총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이벤트용 폭죽은 중국산 비중이 90%에 이른다. 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폭죽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미폭죽협회(NPA)의 줄리 헤크맨 이사는 전미공영라디오(NPR)에 “일반 가정에서 터뜨리는 이벤트용 폭죽 99%가 중국산”이라며 “전문가용 불꽃놀이 제품도 70%가 중국 베이징, 상하이, 심천 등지에서 제조된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폭죽은 대부분 미국 회사들이 만들었다. 안타깝지만 그 시절은 이미 지나간 지 오래다. 폭죽 부족은 빙산의 일각이다. 훨씬 더 깊고 심각한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저명 경제학자이자 로욜라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좌교수인 월터 블록은 “미국은 알루미늄, 아보카도, 자전거, 야채 통조림, 표백제용 염소, 크리스마스트리, 반도체 칩, 분유, 땅콩버터, 화장지가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갈되고 있는 제품들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물자 부족의 한 원인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그러나 미국의 공급망 대란을 충분히 설명하진 못한다.

미국은 세계 대전을 경험했고, 감염병, 자연재해를 거치며 물자 부족 사태와 정부의 공급 제한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블록 교수가 지적한 대로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이후 지금 겪고 있는, 경제 혼란을 일으킬 정도의 공급망 대란은 없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퍼즐의 한 조각일 뿐이다.

블록 교수의 목록 중 몇 가지를 들여다보면 ‘전체 퍼즐’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자전거가 한 예다. 전 세계에서 어느 나라가 자전거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가? 중국이다.

중국은 또한 미국보다 더 많은 반도체 칩을 생산한다. 중국은 또한 세계 최대 화장지 생산국이다. 땅콩버터는? 미국은 매년 1인당 약 7파운드 땅콩버터를 소비하는 세계 최대의 땅콩버터 소비국이지만, 세계 최대 땅콩 생산국은 중국이다.

폭죽이 없어도 7월 4일 독립기념일 축제는 치를 수 있다. 하지만 땅콩 없는 땅콩버터는 불가능하다.

즉, 한때 미국은 자급자족의 왕이었다는 이야기다. 중요한 제품 대부분이 미국에서 만들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다시 말하지만, 그 시절은 지나갔고 웬만해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날 중국은 세계 제조업 초강대국이고, 미국은 중국의 세계 최대 고객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195개국 가운데 미국은 상품 수입국 1위다. 과거와 비교하면 현재가 안정적인 시대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급자족에 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세계는 전쟁이 진행 중이고, 글로벌 공황에 대한 공포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럴 때야말로 자급자족이 중요하다.

남에 대한 의존은 절망감으로 이어지고, 적에 대한 의존은 실질적인 공포로 이어진다. 중국은 ‘세계의 슈퍼마켓’이 됐고, 미국은 이제 그 슈퍼마켓의 최대 고객이다. 고객은 자신이 왕인 줄 알지만, 슈퍼마켓이 문 닫고 물건을 안 판다면 어쩔 셈인가?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