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투표 빼고 손으로 다시 세자” 트럼프, 미시간서 재검표 청구 소송

아이번 펜초코프, 한동훈
2020년 11월 12일 오후 6:51 업데이트: 2020년 11월 12일 오후 10:46

트럼프 재선 캠프가 디트로이트의 개표소에 선거법 위반이 만연했다며 미시간 주지사 등을 상대로 11일(현지 시각) 소송을 냈다.

소송 핵심은 234쪽 분량의 증언조서다(PDF 링크).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참관인들의 감시를 방해한 선거 당국의 주 선거법 위반 사례가 망라됐다.

관할법원인 ‘미시간 서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소송장(PDF 링크)에 담긴 청구취지는 미시간주 선거검증위원회와 웨인 카운티(한국의 행정단위 ‘군’에 해당) 선거검증위가 선거결과를 승인하지 못하도록 명령해달라는 것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주 선거 당국이 공화당 참관인들의 적절한 접근을 차단한 채 개표를 진행했다. ▲불법적으로 투표한 표가 집계에 포함됐다.

소송장에서는 이런 행위가 주 선거법 위반이라며 “선거법에는 부정투표가 집계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항이 다수 있다”고 했다. 또한 부정투표를 인정하면 합법적인 유권자의 투표권이 박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함과 오작동이 발견된 전자개표기(소프트웨어 포함)를 완전히 배제하거나, 전면 수개표 재검표로 정확성을 확증해야 한다”고 청구했다.

이 같은 ‘불법투표 집계 제외, 모든 합법적인 투표만 집계’는 이번 트럼프 소송전의 일관된 테마다.

 

“주 정부·선관위가 참관인 방해” VS “사실 무근”

이에 미시간 주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소송은) 법적 주장을 가장한 보도자료”라며 “선거 기간 내내 봤던 무책임한 허위주장, 오보 같은 종류”라고 말했다.

주 대변인은 “미시간 선거는 공정하고 안전하며 투명하게 실시됐다. 그 결과가 국민의 뜻을 정확하게 반영했다는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디트로이트 시장실의 데이비드 핑크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다른 4건의 소송에서 이미 제기된 근거 없는, 법원에서 기각판결이 난 주장의 되풀이”라고 말했다.

증언조서 가운데 21건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의 중앙개표소와 관련됐다.

대형 실내경기장인 디트로이트 TCF센터에 마련된 이 개표소에서는 미시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웨인 카운티에 대한 개표가 진행됐다.

증언조서에서 공화당 참관인 5명은 개표소에서 퇴실당했고, 9명은 휴식시간에 잠시 외출했더니 재입장이 불허됐다고 진술했다.

그 결과 개표 상황을 감시한 참관인은 민주당 쪽이 약 2:1 비율로 많았다고 추정했다. 한 참관인은 공화당 1명에 민주당 10명인 적도 있었다고 했다.

선거 공무원(Election official)들이 참관인들을 소속 정당에 따라 차별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민주당은 좀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것이다. 참관인 19명은 부당한 대우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은 “선거 공무원들은 공화당 참관인들이 개표지역에서 쫓겨날 때마다 박수를 치고 환호하며 고함을 지르곤 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투표지, 여러 번 중복 개표 목격” 주장

증언조서에서는 또 다른 선거 부정을 목격했다는 진술들이 있었다.

목격자 7명은 “동일한 투표지가 여러 차례 중복 집계됐다”고 했다.

한 참관인은 일련번호가 테이프로 가려진 27매의 투표지 한 덩이가 전자개표기에서 5번 중복 개표되는 걸 봤다고 했다.

우편투표지를 복제해 선관위에 제각각 발송하는 수법으로 부정투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미국 각 주 선관위에서도 대책을 마련해 대응하고 있다.

선관위에서 1차 확인하고, 개표소에서는 자동화된 판별기(스캐너)를 사용해 잡아낸다. 펜실베이니아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는 30만장 이상 적발해 제외시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 개표소에서 현장 감시했던 11명의 목격자는 복제된 투표지를 검색하는 전담팀이 민주, 공화 양당이 아니라 민주당원 2명만으로 구성됐었다고 주장했다.

그밖에 수십 명이 1900년 1월 1일생으로 기재되고, 투표지와 봉투에 적힌 이름이 불일치하는 등 여러 의심사례들이 있었지만, 이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참관인들은 선거 공무원에게서 “나가 달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증언조서에서는 전했다.

한 참관인은 “선거 사무원이 투표가 더 이른 날짜에 접수된 것처럼 날짜를 변경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