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논란 속 개막한 도쿄 올림픽, 어느새 폐막일…미·중 막판 1위 경쟁

2021년 08월 8일 오후 3:35 업데이트: 2021년 08월 8일 오후 5:07

2020년 도쿄올림픽 마지막 날,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막판 우승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일단 먼저 고지를 뺏은 것은 미국이다.

중국은 전날 금메달 38개, 은메달 31개, 동메달 18개로 미국(금36, 은39, 동33)에 금메달 2개로 앞서 있었지만, 이날 미국이 사이클 트랙 여자 스프린트와 여자 농구에서 각각 1개씩 총 2개의 금메달을 추가하며 중국과 동률을 이룬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은메달 39개로 2위인 중국(31개)을 9개 차로 앞서며 1위에 올라섰다. 남은 것은 미국이 고지를 지킬 수 있을지 여부다.

이날 미국은 당초 남자 복싱 라이트급(57~63kg)과 슈퍼헤비급 남자(91kg 이상), 여자 농구, 여자 배구 등 4개 종목에서 결승에 진출했으며, 현재까지 2개 종목이 마무리된 상태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추가했다. 아직 2종목이 남았다.

미국은 이날 여자 농구에서 강력한 도전자인 일본을 90대 75로 꺾고 7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복싱 라이트급에 진출한 데이비드 키샨 선수는 쿠바의 크루즈 앤디 선수에 패해 은메달을 받았다.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90대 75로 이긴 미국팀이 기뻐하고 있다. | MOHD RASFAN/AFP via Getty Images/연합

그런데 이날 오후 12시 40분께 예상 밖 승전보가 전해졌다. 메달권을 기대하지 못했던 사이클 트랙 여자 스프린트 결승에서 발렌트 제니퍼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제니퍼 선수는 이날 성조기를 들고 트랙을 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다만, 중국도 승부를 뒤집을 ‘한 방’은 있다. 바로 여자 복싱 미들급(69~75kg) 결승에 진출한 리취안 선수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던 리 선수는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영국의 프라이스 로렌 선수를 맞아 설욕전에 나선다.

물론 미국이 중국의 여자 복싱 결과와 무관하게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지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브라질과의 여자 배구 결승전, 남자 복싱 슈퍼헤비급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2020 도쿄올림픽 우승이 확정된다.

미국은 종합 메달 순위에서도 총 110개로 87개인 중국을 큰 차이로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도쿄 올림픽 마지막 경기는 남자 수구 결승전이다.

한편, 이번 도쿄 올림픽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와 조직위의 운영 미숙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 또 한 번의 각본 없는 드라마로 마무리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반일감정에 기댄 보이콧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지만, 한국 양궁팀의 압도적 활약과 여자 배구팀의 투혼이 담긴 경기로 어느새 논란은 자취를 감췄다.

/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