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당한 20대 취준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연진
2020년 02월 12일 오전 11:47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16

20대 취업준비생이 보이스피싱을 당한 뒤, 죄책감과 스트레스를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지난 10일 전주MBC는 “보이스피싱에 취준생 스스로 목숨 끊어”라는 제목으로 20대 청년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전북 순창의 한 아파트에서 취업준비생 28살 A씨가 집을 나섰다.

A씨는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와 수사관을 사칭하는 사기꾼들이었다.

YouTube ‘전주MBC News’

이날 검사를 사칭한 사기꾼은 “담당 검사가 누군지 아셔야 하니까, 제 소개를 잠깐 할게요. 여기는 서울지방검찰청 첨단범죄 수사팀에 팀장을 맡고 있는 김민수 검사예요. 담당 변호… 검사입니다”라고 말했다.

사기꾼 일당은 A씨에게 “계좌가 대규모 금융사기에 연루돼 일단 돈을 찾아야 한다. 수사가 끝나면 돈을 돌려주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A씨가 도중에 통화를 끊지 못하도록 협박도 했으며, 이메일을 통해 조작된 검찰 출입증 및 명함까지 보여주는 치밀함을 보였다.

결국 A씨는 사기꾼에게 속아 정읍의 한 은행에서 돈을 인출했고, KTX를 타고 서울로 가서 한 주민센터에 돈을 가져다 놓았다. 모든 것은 사기꾼 일당이 계획한 범죄였다.

YouTube ‘전주MBC News’

이후 사기꾼들은 A씨의 돈을 챙겨 현장에서 달아났고, A씨는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오지도 않을 수사관을 기다려야 했다.

사기를 당한 A씨는 결국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설 명절을 앞둔 지난달 22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의 가족은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알고 경찰 측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