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당한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 끊은 20대 청년의 유서

김연진
2020년 02월 13일 오후 7:32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15

사기꾼들에게 보이스피싱을 당한 뒤,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20대 청년.

청년은 마지막으로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후 청년의 아버지는 아들이 남긴 유서를 공개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전북 순창에 살던 28살 청년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사를 사칭한 사기꾼들에게 보이스피싱을 당했던 A씨는 중압감에 시달리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가족들은 “철저하게 수사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지난 12일 A씨의 아버지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내 아들을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게재했다.

A씨의 아버지는 “저는 얼마 전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아버지입니다. 아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청원합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보이스피싱을 당한 뒤) 아들은 불안과 초조에 떨며, 스스로를 질책하고 고독과 우울함으로 시간을 보냈다”라고 토로했다.

또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1년에 약 2만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아들처럼 선량한 피해자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매뉴얼 정비, 예방 교육, 가해자 처벌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A씨의 아버지가 공개한 유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저와 같은 선량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랍니다. 지극히 평범할 줄 알았던 인생이 한순간 실수로 이렇게 되네요”

“제가 유서를 쓰는 목적은, 고의가 아니며 범죄를 옹호하지 않고 협조하려 했던 선량한 피해자였단 걸 알리고 싶어서입니다”

“엄마, 아빠. 미안해요. 나 없는 건 크게 생각하지 마요. 원래대로 행복하게 사세요. 제가 꿈에 나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