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눈 없어도…” 무인점포에서 박스째 결제 안 되자 키오스크 30번 ‘톡톡톡’ 누른 어린이

김연진
2023년 05월 11일 오후 5:10 업데이트: 2023년 05월 11일 오후 5:10

최근 한 무인점포 주인이 물건을 훔친 초등학생들의 신상을 공개해 논란인 가운데, 또 다른 무인점포에서 키오스크를 30번이나 눌러 제값을 결제한 ‘양심 어린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0일 M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충북 충주시 호암동의 무인점포 점주 이우림 씨는 점포 내 CCTV 영상에 담긴 ‘양심 어린이’의 모습을 제보했다.

CCTV 영상을 보면, 지난 5일 무인점포를 방문한 A군은 5만 원 상당의 캐릭터 카드 2상자를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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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키오스크에 신용카드를 꽂더니 ‘취소’ 버튼을 누르고 매장을 떠났다. 결제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우림 씨는 이를 CCTV로 확인했으나, 어린이라서 따로 신고하지 않고 눈감아줬다고 고백했다.

다음 날인 6일, 다른 어린이들이 무인점포를 방문했다.

이번에는 B군이 캐릭터 카드 1상자를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전날 도난당한 것과 동일한 제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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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는 보통 낱개로 판매하기 때문에, 상자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다고 점주 이우림 씨는 설명했다.

이 상황에서 B군은 다르게 행동했다.

상자 안에 낱개 카드가 몇 장인지 전부 세보고, 계산대에서 카드 개수를 정확히 입력했다. 무려 30번이나 키오스크 화면을 눌렀다.

점주 이우림 씨는 무인점포를 운영해 온 약 3년간 절도 사건만 수십 건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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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키오스크 열쇠를 아예 부러뜨리고 가져간 남녀 커플도 있었고, 장갑까지 끼고 훔쳐 가는 사람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다 보니, B군의 양심적인 행동이 당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기특하다고 말했다.

점주 이우림 씨는 “(저런 걸 보고) 어른들도 약간 부끄러움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B군은) 앞으로 뭘 해도 잘할 것 같다. 오면 선물 하나 주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