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시 ‘이주노동자 강제 퇴거 조치’에 항의 시위 잇따라

2017년 12월 13일 오전 7:27 업데이트: 2019년 11월 18일 오후 1:22

‘국제 인권의 날’인 12월 10일, 베이징(北京)시에서는 저소득층 이주 노동자 강제 퇴거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시내 여러 곳에서 일어났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은 당국의 조치가 인권 침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11월 19일, 베이징시 근교의 다싱(大興)구 마을에서 지방 출신 노동자들이 세 들어 사는 임대 아파트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19명이 사망했다. 시 당국은 이 사건을 계기로 저소득층의 이주 노동자 소위 ‘최하층 인구’에 대한 강제 퇴거 조치를 시작했다.

‘홍콩경제일보’에 따르면, 이날 자오양(朝陽)구 페이쟈(費家) 마을에서는 수백 명의 주민이 마을 정부 건물 앞에서 집회를 열고, “폭력에 의한 퇴거는 인권 침해다!” 등을 외치며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페이쟈 마을 정부는 마을의 임대 주택에 사는 지방 출신의 노동자들에게 10일까지 퇴거하라고 통보했다. 당국은 주민들이 퇴거하지 않으면 단수, 단전 등의 조치를 취하고 또 임대 보증금도 돌려주지 않는다고 했다.

1개월 전에 이 마을에 이사 온 주민은 자신은 당초에 당국으로부터 이런 퇴거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듣지 못했다며 최근에는 아파트 주인이 매일같이 집을 비우라고 재촉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신문은 베이징 시내 외의 다른 지역에 있는 임대 주택은 강제 퇴거 노동자들이 입주해 포화 상태에 있어 일부는 직장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인터넷상에서도 차오양구 페이쟈 마을에서 일어난 항의 시위와 관련된 사진이나 영상이 많이 올랐다. 그중에는 주민들의 집회나 시위가 1시간 이상 지속했다는 내용도 있다. 이번 항의 시위에서 주민과 경찰과 대치한 장면이 있었지만,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고 부상자도 없었다고 한다.

한편, 홍콩 일간지 ‘홍콩진리보’의 10일 자 트위터 계정에서 베이징 다싱구 남중축로(南中軸路)와 남소(南小) 거리의 주민들에 의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시위 장면을 담은 사진을 게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거리에 모인 많은 주민들이 당국의 단전·단수 조치에 강력히 항의했으며, 항의 시위 정보를 듣고 달려와 참석한 주민들도 많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