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와 자유 원한다” 中 50개 대학서 시위…‘톈안먼’ 이후 최대

강우찬
2022년 11월 28일 오전 11:15 업데이트: 2022년 11월 30일 오후 2:14

중국 베이징에서 27일 칭화대 학생 수백 명이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민주주의와 법치, 표현의 자유 등을 요구하며 기본적 권리를 억압하는 중국 공산당 정권을 상대로 목소리를 냈다.

이날 시위는 전날 밤 베이징대에서 일어난 학생 시위에 이은 것이다. 비슷한 움직임이 중국 각지 대학으로 확산되면서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최대 규모를 이루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려진 동영상에는 칭화대 구내식당 앞에 모인 학생들이 “PCR 검사는 그만, 우리는 음식을 원한다”, “봉쇄는 그만,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고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 구호는 지난달 13일 베이징 중심부 고가도로가 걸린 현수막에 적혔던 글귀다. 현수막은 공산당 당국에 의해 떼어지고 찢겼지만, 누군가 용감하게 외친 메시지는 중국 청년들의 가슴에 여전히 메아리치고 있는 셈이다.

이날 칭화대 시위 현장을 찍은 영상에서는 학생들이 “민주주의와 법치, 표현의 자유”를 외치기도 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한 여학생이 “지금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고 연설하며 동료 학생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교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해산해! (사태를) 통제할 수 없게 된다”며 학생들에게 자제를 요구했지만 응하는 이들은 없었다.

항의 활동은 중국 각지의 대학에서 행해지고 있다. 베이징대, 중앙미술학원, 중국정법대, 난징대 등 50여 개 대학에서 학생 집회가 열렸다. 학생들은 일상을 되찾기 위해 사람들에게 깨어날 것을 촉구했다.

중국 최고의 방송예술종합대학인 전매대학 난징분교에서는 학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확성기를 들고 “너희는 언젠가 (시위 참가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지만, 학생들은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국가”라고 응수했다.

이번 시위는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최대 규모다. 그해 5월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 운동이 발발하면서 전국의 대학생들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집결했다.

공산당의 압제에 맞서는 학생들의 열의에 동감한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시위는 일반 시민도 참여하는 대중 운동으로 발전했다.

6월 4일 새벽, 중국 공산당 정권은 무력 탄압을 강행했고 학생과 시민 가운데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이후 공산당은 학생운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