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으로 지구를 치료하다

코난 밀너
2016년 05월 16일 오후 1:24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3:27

버섯은 인류 문명에게 더욱 건강하고, 더욱 지속 가능한 미래를 가져다 줄 수 있다.  (Shutterstock) 버섯은 인류 문명에게 더욱 건강하고, 더욱 지속 가능한 미래를 가져다 줄 수 있다. (Shutterstock)

버섯을 떠올리면 아마도 흔히 동그란 뚜껑과 그 아래로 뻗은 줄기를 연상할 것이다. 하지만 버섯의 삶 대부분은 균사체라고 불리는 실처럼 뻗은 덩굴망으로써 땅 속에 존재하고 있다.

균사체는 생태계에서 삶과 죽음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가진다. 하지만 이 초라해 보이는 균류 식물은 인류 문명에게 더욱 건강하고, 더욱 지속 가능한 미래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그 한 예로 2012년 예일 대학교 연구원들이 아마존 열대 우림에 뻗어 있는 균사체가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인류가 지난 70년 동안 상당량의 프라스틱을 만들고 폐기해왔기에 큰 잠재 가능성을 가진다. 전 세계적으로 2013년에만 약 3억톤이 넘는 플라스틱이 생산됐다. 그 중 대략 8퍼센트 정도는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그 이용 가치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더불어 보통의 환경에서는 플라스틱의 복잡한 화학 구조가 분해되기 어렵다.

결국 오래된 컴퓨터의 키보드나 플라스틱 포크는 또 하나의 쓰레기 산을 만들거나 우리의 대양을 떠도는 수백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의 일부가 될 것이다.

플라스틱을 먹는 균사체인 페스탈로옵시스 미크로스포라 (Pestalotiopsis microspora)가 분해되지 않는 폐기물의 축적을 조금씩 낮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른다. 그 동안 다른 균사체들은 일반 플라스틱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뉴욕주 알바니 인근에 위치한 친환경 소재 기업인 에코베이티브(Ecovative)의 연구진들은 기존의 경쟁 제품에 비교하여 상당한 이점을 가지고 있는 비용 효율이 좋은 균사체 기반 제품을 개발해 왔다.

델과 여러 기업들은 에코베이티브의 제품 중 하나인 마이코 폼(Myco Foam)을 플라스틱 폼의 대체제로써 사용하고 있다.

스티로폼과 같은 플라스틱 폼은 암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석유 기반 제품이지만, 마이코 폼은 균류와 식물성 재료만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이는 마이코 폼이 그 쓰임새가 다 한 후에도 흙에 안전하게 흡수되는 반면, 플라스틱 폼은 영원히 유독성 폐기물로 남게 됨을 의미한다.

 

버섯은 우리에게 많은 것 가르쳐 줄 것

에코베이티브의 제품군 중 몇몇은 기존의 것 보다 훨씬 좋다. 이들이 개발한 첫 번째 제품은 바로 석유 기반 단열폼을 대체하기 위해 고안된 균사체 기반 단열폼이다. 두 제품 모두 뛰어난 단열성을 가지나, 버섯을 사용한 제품은 불에 타지 않고 기존의 폼은 쉽게 불이 붙는다.

에코베이티브의 균류학자인 수 반 후크(Sue Van Hook)는 지난 45년간 균류 생태학을 연구해왔다. 그녀는 만약 우리가 주의를 기울인다면 버섯이 많은 것을 가르쳐줄 것이라고 말한다.

반 후크는 “자연은 수십만 년 동안 해결책을 만들어 왔다. 우리는 이를 배우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이 방법들이 작용할 것임을 알고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미 멸종됐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균류는 17억년 동안 많고 많은 변화에 적응해야만 했다. 따라서 각기 다른 장애나 문제에도 반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전자의 집합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지구의 격동의 역사 속에서 버섯은 집단 멸종과 대변동 시기에 적응해야 했다. 이는 균사체에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능력을 부여했다.

반 후크는 “그들은 매우 강력한 방식으로 요소들을 한데 아우른다. 또한 매우 헐겁게 묶어내기도 한다. 우리가 다른 변수들을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서 유연하게 또는 빡빡하게 요소들을 함께 묶는 것이다. 성장 환경, 영양소, 우리가 작업을 위해 선택하는 균류의 뿌리에 따라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이 유연성에서부터 압축력까지 다양한 성질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고 전했다.

에코베이티브의 또 다른 제품인 마이코 보드는 현재 가구, 방음 타일, 서핑보드에 사용되고 있으며 향후 건축 구조 자재로의 사용이 허가될 전망이다. 새롭고 더욱 견고한 마이코 보드는 강도는 높지만 포름알데히드 접착제를 절대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기존의 파티클 보드를 대체하도록 고안됐다.

반 후크는 “균류는 식물 섬유를 한데 묶는 수지의 역할을 한다. 수명 주기를 기반으로 더욱 재생 가능한 농작물 또는 목재 입자 중 무엇이든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버섯의 삶 대부분은 균사체라고 불리는 실처럼 뻗은 덩굴망으로써 땅 속에 존재한다. (iStock) 버섯의 삶 대부분은 균사체라고 불리는 실처럼 뻗은 덩굴망으로써 땅 속에 존재한다. (iStock)

자연의 면역 체계를 강화시킨다

또한 화석 연료를 사용하여 만들어지는 플라스틱 수지와는 달리 균사체는 온전히 지속 가능하며 재생 가능하다. 반 후크는 “자라면서 스스로를 복제하기 때문에 먹이만 있다면 계속 자라나는 자가 조립 수지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것 외에도 균류는 다른 능력들도 다수 가지고 있다. 몇몇은 식품을 위해 쓰이기도 하고, 몇몇은 약을 만드는데 쓰이기도 한다.

또한 버섯은 우리가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큰 부분에서 우리의 삶을 돕기도 한다. 지구의 굳은 일을 도맡아 하기도 하는데, 동식물이 죽음을 맞이하면 균류가 시체의 분해를 도와 삶의 순환을 완성하는 것이다.

반 후크는 “몇몇 균류는 식물의 뿌리 체계와 공생 관계를 통해 활동한다”며 “분해 균류의 경우에는 그 방식이 녹색 식물이 햇빛을 받아 이산화탄소와 물을 흡수하여 당분을 만드는 과정인 광합성을 통해 만들어 내는 분자를 이용하는 것이다. 균류는 이러한 당분을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시킨다. 바로 광합성의 정반대 과정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약초학에서 영지버섯, 표고버섯, 차가버섯, 동충하초 등의 버섯들은 인간의 면역 체계를 강화시키는데 쓰인다. 균류학자인 폴 스테이메츠 (Paul Stamets)는 자신의 저서인 “균사체: 버섯이 세계를 구하는데 어떻게 도움을 주는가 (Mycelium Running: How Mushrooms Can Help Save the World)”에서 균사체가 자연의 면역 체계를 강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스테이메츠는 “서식지가 인간의 활동에 의해서 파괴되었건 자연 재해로 인한 것이든 … 균류는 회복을 도울 수 있다. 하나의 서식지에서 수세대의 균사체 주기가 지나가는 동안 흙의 깊이와 습도가 증가함으로써 자연의 수용력과 그 구성원의 다양성을 향상시킨다”고 전했다.

삶의 순환이 계속 움직이고 생태계의 면역 체계가 튼튼하게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흙에 있어 균사체가 중요한 요소가 된다. 시카고에 거주중인 5세대 원예사인 낸시 클렘 (Nance Klehm)은 현재 흙에 대한 저서를 집필중이다.

클렘의 단체인 소셜 이콜로지스(Social Ecologies)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더욱 건강한 주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일한다. 소셜 이콜로지스가 가르치는 여러 테크닉 중 하나는 바로 생물학적 정화(bioremediation)로 균류, 박테리아, 식물이라는 생물학적 도구를 통해 더욱 건강한 흙을 만드는 방식이다.

보통 사람들이 흙의 질을 작물을 자라게 할 수 있는가를 기반으로 생각하곤 하지만, 클렘은 그 외에도 다수의 중요한 역할들이 있다고 말한다.

(iStock) (iStock)

버섯은 제품을 정화하는데 탁월한 능력

클렘은 “토마토를 기르고 싶었다는 것처럼 식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어떻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건강한 흙은 공기의 질을 유지시켜 준다”고 말하며 “흙은 우리가 함께 일하려고 하면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홀대하게 되면 그냥 흙에 그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클렘은 균사체가 흙의 수분을 유지시키고 부드러움과 흡수성을 줄 뿐만 아니라 영양소를 여기저기에 보내고, 탄소를 저장하며, 오염 물질을 흡수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우리가 나무를 더욱 늘리려는 목적을 가진 장소에 버섯을 포함시키지만, 약 80퍼센트의 식물이 어떤 방식으로든 버섯과 함께 작용한다”며 “우리 또한 작업을 원하는 특정 무기 화학물질이 있을 경우에도 버섯을 사용한다. 버섯은 탄화수소 및 석유 제품을 정화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토양 활성화 과정은 완료되기까지 몇년 혹은 몇십년이 걸릴 수 있지만, 기존의 방식들보다 훨씬 저렴하며 더욱 전체론적인 접근법이다.

클렘은 미국 환경 보호국(EPA)가 한 구역을 정화할 때, 오염된 흙을 제거하여 매립지로 보내거나, 화학적으로 정화시키거나 태운다고 밝혔다. 그 다음에는 보통 투과성 장막을 설치하고, 몇 미터의 석회석을 깐 뒤, 깨끗한 표토로 위를 덮는다.

그녀는 EPA가 실제로 자신의 토양 활성화 방식에 관심이 있지만 관료제의 특성상 이를 포용하는 과정이 매우 느리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역 사회의 규모에서는 생물학적 정화 프로젝트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클렘은 “원주민들은 이 방식을 열심히 사용하고 있다”며 “자신의 문화가 땅에 중점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의 경우, 토양이 건강하지 않을 경우 문화도 함께 무너진다. 도시 지역에서는 우리가 땅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시하며 소홀히 한다”고 덧붙였다.

버섯은 다양한 방식에서 지구의 생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의 힘을 더욱 잘 이해하고 사용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반 후크는 “사람들 사이에는 균류에 대한 공포가 존재하며 그로 인해 너무나도 오랜 기간 옷장 속에 갇혀 있었다. 이제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연이 언제나 우리를 보살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