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공보국 수석보좌관 사퇴…공보팀서 이틀 사이 2명 이탈

하석원
2021년 11월 22일 오전 11:06 업데이트: 2021년 11월 22일 오후 1:40

미국 백악관 공보국 수석보좌관이 19일(현지 시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노동부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서다.

에마 라일리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에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국민을 위해 봉사한 것은 영광이자 특권이었다”며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시 장관은 라일리가 보스턴 시장실 언론담당 비서로 재직하던 시절 시장이었다. 옛 보스의 곁으로 돌아간 셈이다.

상대적으로 대중과 언론의 큰 주목을 받지 못한 라일리 보좌관의 사퇴가 눈길을 끌게 된 것은 하루 전에도 공보팀에서 ‘이탈자’가 나온 탓이다.

전날 아이티 이민자 후손으로 주목을 받았던 부통령실 공보국장 애슐리 에티엔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권 출범 초 백악관 공보팀 7인 명단을 전원 여성으로 발표하며 ‘유색인종·여성 시대’를 연 바이든-해리스 사단에서 이틀 새 두 명이 사퇴를 선언하게 됐다.

백악관 관계자는 에티엔 사퇴와 관련해 “팀의 소중한 멤버가 다른 기회를 잡기 위해 12월에 팀을 떠난다”고 논평했다.

‘다른 기회’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백악관 공보팀의 변동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떨어진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내 다양한 여론조사를 평균 내는 정치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11월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1.3%, 해리스 부통령 호감도는 40.2%로 나타났다.

이는 50%가 넘었던 지난 4월에 비교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10% 이상 빠진 결과다.

지지율 50% 선이 무너지면서 ‘바이든 행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과반을 넘었다’는 부담감이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가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발표된 USA투데이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 호감도는 28%로 바이든 대통령(38%)보다 무려 10%나 낮았다.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해리스가 고립됐으며, 해리스와 그 측근들이 전체 행정부 관료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 불화설도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해리스 지지율이 바이든 행정부 전반에 대한 지지율을 깎아 먹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에 호의적이던 언론들도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진다.

해리스 부통령이 프랑스 방문을 마무리하던 지난 12일 뉴욕타임스는 그녀의 부통령 수행 10개월을 종합하며 “공과가 뒤섞였다(mixed)”는 석연치 않은 평가를 내렸다.

CNN은 해리스팀 내부에서 자신들의 리더가 따돌림당하고 있다는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며 불화설에 불을 지폈다.

CNN은 “백악관 서쪽 별관(웨스트윙)의 전·현직 참모들 사이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인물로 겉돌며 소외당하고 있어 해리스 부통령팀 참모들의 좌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이같은 백악관 내부 평가에 대한 교차검증을 시도했지만, 확인할 수는 없었다.

반면,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며 불화설을 부인했다.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으로 열흘간 격리한 뒤 백악관에 복귀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임명했다. 국정 수행을 위해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지난달 31일 양성 판정을 받아 돌파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리고 격리에 들어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