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여권’ 새 신분증 될까…전문가 “위조 여권의 역습”

잭 필립스
2021년 08월 10일 오전 9:13 업데이트: 2021년 08월 10일 오후 12:15

미국 정부와 기업의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 증명서’ 위조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버보안업체 카스퍼스키의 드미트리 갈로프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인구가 (정부의) 새로운 조치를 피하려 할 때, 수요가 발생하고 다크넷은 실제 시장에 반응해 공급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급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록증’(COVID-19 Vaccination Record Card)’ 위조품이 아마존, 이베이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백신 카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접종 기록 증명서는 소셜미디어에서도 위조품이 거래되고 있다.

‘백신접종카드(vaccinationcards)’라는 아이디의 한 인스타그램 계정은 위조된 백신 카드를 개당 25달러에 판매한다. 암호화된 메시지 앱 텔레그램에서는 “백신 접종 증명서를 개당 200달러에 판다”고 게시했다. 그가 판매한다는 접종 증명서가 정확히 어떤 물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판매자는 게시물에서 위조된 백신 카드에 대해 “유독한 백신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구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 게시물은 1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팔로워 7만명 이상이 등록된 한 트위터 이용자는 “대학에 재학 중인 내 딸은 가짜 접종 증명서 2장을 50달러 주고 샀다. 중국에서 배송됐다”고 썼다.

법무부는 가짜 백신 카드 거래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 대변인은 “확실한 수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런 활동이 최근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한국에서는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식당,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개인 신원정보와 위치정보가 모두 담긴 큐알(QR)코드 사용이 보편적이지만, 미국에서는 백신 여권을 최초로 도입한 뉴욕주 등을 제외하면 QR코드가 일반적이지 않다.

전자 시스템 보급률이 높은 국가와 달리 미국에서는 종이에 접종 기록이 찍힌 카드만으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려는 곳이 상당수다.

뉴욕주에서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QR코드를 발급받고, 사업장 출입구에서 이를 제시하도록 했지만, 대도시인 뉴욕시만 해도 실제 현장에서는 백신 카드 확인만으로 이를 대체하려는 곳이 많다.

QR코드 스캔 장비와 스캔한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한 네트워크 장비 도입 등에 관한 세부적인 시행 규정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CDC 로고가 찍힌 백신 카드를 식당, 카페, 술집, 영화관, 체육시설(헬스장, 수영장) 등에서 진위를 정확히 판별해 검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공중보건학과의 벤저민 마이어 교수는 “미국은 접종 여부 확인을 허술한 종이 카드에 의존하고 있다”며 “대학도 학생 전체 집단의 이익과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운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 보장을 중시하는 보수적 시민단체나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백신 접종 의무화에 따른 백신 접종 증명서, 이른바 백신 여권 도입이 개인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사회가 백신 접종을 기준으로 일종의 계급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플로리다 등 일부 주에서는 백신 여권을 금지하거나 금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21일부터 영화관, 박물관, 헬스장, 테마파크 등 50명 이상 모이는 문화·여가시설 입장 시 백신 접종을 증빙하는 ‘보건 증명서’를 지참하게 했고, 이달 9일 이를 식당과 카페, 술집, 쇼핑몰, 장거리 이동 버스·기차·항공기로 확대했다.

이에 프랑스 파리를 비롯해 주요 도시에서는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보건 독재’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고, 시위는 이달 8일까지 4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주요 도시와 독일 베를린에서도 백신 여권이나 접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한편, 미국에서도 백신 접종 의무화와 백신 여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조금씩 확산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시간주 랜싱을 포함해 몇몇 도시에서 산발적 시위가 발생했고, 뉴욕에서도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잭 필립스 기자

*에포크타임스는 세계적 재난을 일으킨 코로나19의 병원체를 중공 바이러스로 부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