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개발에 도움 주려고 매주 회사에 반차 내고 피 뽑으러 가는 완치자

이서현
2020년 03월 18일 오후 1:2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4:59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자 지난 11일 WHO가 팬데믹을 선언했다.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다.

공포감이 커지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연구기관은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완치자의 혈액은 질병 극복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지난 1월 김포공항에 도착한 중국 우한 교민들 | 연합뉴스

중국 우한에 다녀온 뒤 확진판정을 받았다 회복된 이혜찬 씨도 백신 개발을 위해 매주 피를 뽑고 있다.

연합뉴스 TV는 최근 이 씨를 만나 혈액 제공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경기도 화성의 한 장비업체에 다니는 이 씨는 지난 1월 출장지 우한에서 전세기를 타고 귀국했다.

귀국 후 확진 판정을 받은 그는 다행히 20여 일간의 치료를 받고 완치됐다.

하지만 이를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가 퇴원한 후에야 아들의 상황을 알게 된 어머니가 매일 밤 눈물을 흘리며 힘들어하셨다고 한다.

연합뉴스

회복된 후 이 씨는 곧바로 백신 개발에 힘을 보태기 위해 항체 연구용 혈액 제공에 나섰다.

매주 금요일이면 회사에 반차를 내고 화성에서 서울 중앙의료원까지 1시간 반을 기꺼이 달려간다.

그가 혈액 제공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연합뉴스 TV

“누구라도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는 어쨌든 나라에 감사한 게 전세기로 들어왔고… 피 빼주는 거 어려운 것도 아니어서 쉽게 결정했어요.”

국립중앙의료원은 이 씨 등 연구에 참여하는 완치자들의 혈액은 항체 연구와 향후 백신개발의 기초자료로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국내 완치자가 많아지는 만큼 자신처럼 백신 연구 참여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