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이 못 빼먹게 단단히 포장해주세요” 손님 요청에 사장님이 이 갈고 보낸 ‘치킨 박스’

김연진
2020년 09월 4일 오후 12:5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58

음식 배달원이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몰래 빼먹는다는 소문이 돌면서, 아니 실제로 인증 사진까지 공개되면서 A씨는 불안했다.

이에 치킨을 주문하면서 사장님께 특별히 요청했다.

“배달하시는 분이 빼먹지 못하게 포장 단단히 해주세요”

잠시 후 치킨이 도착했다. A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치킨 박스를 확인했는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포장 비닐과 치킨 박스가 전부 박스 테이프로 칭칭 감겨져 있었다.

테이프를 한두 번 휘감은 것이 아니었다. 비닐 봉투 입구부터 시작해서 치킨 박스 전체를 테이프로 꽁꽁 싸맸다.

짜증이 밀려온 A씨는 사장님께 “제 요청 사항이 그렇게 불만이셨나요? 배달원분이 빼먹을까 봐 걱정돼서 한 말인데…”라며 “먹기 전부터 참 힘들었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치킨 한 마리 먹으려고 가위로 포장 난도질한 건 처음입니다. 배고파서 먹긴 했지만 다신 주문 안 할 거 같네요. 손님이 주문한 음식으로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과한 거 아닌가요?”라고 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사연은 ‘배달원 음식 빼먹기’ 이슈가 한창 불거졌던 올해 초,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후 누리꾼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장님이 너무 과했다”, “분풀이하는 것처럼 저러면 어떻게 하냐”, “아무리 기분이 나빠도 손님 음식에 저러면 안 된다” 등 A씨의 편을 들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조금 더 완곡하게 표현했어야 했다. 배달원을 전부 도둑처럼 표현한 것에 사장님이 기분이 나쁠 수도 있었다”, “해달라고 해서 해준 건데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 등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