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에 지친 아이들이 잠들길 기다리며 ‘돌’로 요리하는 척 시늉한 엄마

김연진
2020년 05월 9일 오전 10:4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5

홀로 8명의 아이를 키우는 한 어머니는 최근 코로나 사태로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일자리도 잃게 됐다.

돈이 없어 음식조차 사지 못하는 형편에, 어린 아이들은 배고프다며 울부짖었다.

어머니는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까 봐 먹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차마 말하지 못했다.

결국 아이들이 배고픔에 지쳐 잠이 들 때까지, 냄비에 ‘돌’을 끓이며 음식을 만드는 시늉을 했다. 아이들 몰래 뒤돌아 눈물을 흘리며.

케냐 빈민가를 찾아다니며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시민단체 / 연합뉴스

지난 30일(현지 시간) 영국 BBC는 케냐 몸바사에서 8명의 아이를 키우는 여성 페니나 바하티 킷사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녀는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일자리까지 잃으면서 아이들에게 먹일 음식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밥을 달라는 아이들이 지쳐 잠들길 바라면서 돌로 식사를 준비하는 척 시늉을 했다.

킷사오는 “아이들도 엄마의 요리가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진 것이 없어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고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안타까운 사연은 이웃 주민을 통해 현지 매체에 알려졌고, 케냐 전역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코로나19 구호물품 배급 장소에 모인 케냐 어린이들 / 연합뉴스

킷사오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국에서 도움을 주겠다며 연락이 왔다. 이렇게 인정이 넘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라며 감격했다.

BBC는 케냐에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 저소득층 시민들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단기 계약직, 일용직에 의존하는 시민들은 완전히 생업을 잃어 궁지로 몰린 셈이다.

이에 케냐 정부 측은 취약계층에 구호식량을 긴급 지원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