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중 만난 감귤 농민 할아버지 눈물 닦아준 백종원이 촬영 끝나고 내린 ‘결정’

황효정
2020년 02월 20일 오전 9:58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12

백종원이 어려운 형편의 제주 감귤 농민들이 직접 빚은 귤주 사업을 밀어주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SBS ‘맛남의 광장’에서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제주도 감귤 농장을 찾는 과정이 그려졌다. SBS ‘맛남의 광장’은 지역의 특산품을 이용한 신메뉴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예전에 먹어봤는데 수준이 되게 높다”며 극찬한 백종원이 찾아간 곳은 제주 특산품인 감귤로 술을 만드는 귤주 주조장이었다.

SBS ‘맛남의 광장’
SBS ‘맛남의 광장’

이곳은 주변에서 감귤 농사를 짓는 농민 150명이 함께 만든 사업장이었다. 원래 귤 농민이자 마을 이장이셨다는 주조장 대표 할아버지는 귤이 잘 팔리지 않아 고민하다가 술로 만드는 걸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공장장 할아버지의 사연도 따뜻했다. 국내 최대 주류회사에서 근무하던 공장장 할아버지는 은퇴 후 어려운 귤 농가를 돕기 위해 고향도 아닌 제주도로 내려왔다. 현재 월급도 잘 받지 못하시지만, 좋은 의도로 계속 함께하고 있었다.

주조장 대표 할아버지는 농가들이 십시일반 모아 시작한 사업이라며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농민들이 돈이 없다 보니까 돈을 모으지 못해 운영을 할 돈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SBS ‘맛남의 광장’
SBS ‘맛남의 광장’

이어 “책상도 원료 살 돈도 없이 시작한 건데…”라며 어렵게 백종원에게 고백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저 백대표님 있는 서울에 올라가서 부끄럽지만 부탁을 드리려고 했어요. 손 빌면서…”

돈이 없던 농민들의 사업은 결국 다 빚이었다. 너무 힘들었기에, 요리연구계에서 유명한 백종원에게 빌며 부탁까지 드릴까 고민했다는 이야기였다.

공장장 할아버지는 “대표님이 병원에도 마음고생 때문에 갔다 오셨다”고 귀띔했고, 이야기를 이어가던 대표 할아버지는 결국 뒤돌아서 눈물을 흘렸다.

SBS ‘맛남의 광장’
SBS ‘맛남의 광장’

이곳 주조장에서 만드는 귤주는 최소 1년 이상 숙성시켜야 하는,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술이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이어간 귤주 연구. 그만큼 만들기는 어렵지만 맛은 좋았고 백종원도 이를 극찬했다.

백종원은 “다들 그냥 농산물을 팔 생각만 하는데, 대표님은 판로를 넓히기 위해 귤주를 만들 생각까지 하셨다”며 “벌써 방법은 찾아내셨고, 홍보와 운영자금이 부족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SBS ‘맛남의 광장’
SBS ‘맛남의 광장’

백종원은 눈물을 쏟는 대표 할아버지를 포옹하며 작은 위로를 대신했다. 방송은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다.

이후 언론을 통해 전해진 소식은 훈훈함 그 자체였다.

백종원이 운영하는 기업 더본코리아가 제주 감귤 농가들이 제주 감귤로 빚은 술 유통과 홍보마케팅을 돕는 협약을 맺었다는 소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