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벌어지는 ‘굉음 곡예 운전’에 잠 못 드는 울산의 한 마을

이현주
2020년 12월 23일 오후 1:4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3

울산의 한 시골 마을이 언제부터인가 레이싱카 놀이터로 변해서 주민들이 밤마다 굉음에 시달리고 있다.

경찰에 여러 차례 신고를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14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잇단 드리프트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보배드림 캡쳐

작성자 A씨는 “제가 거처하는 곳 부근의 공도에서 드리프트를 하는 것들 때문에 죽겠다”고 호소했다.

드리프트는 지그재그, S자, J자, 360도 회전 등 차량으로 묘기 운전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A씨는 “저희 가족을 포함한 주민분들이 날이 갈수록 심각한 소음피해 및 타이어 분진 가루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직접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 속 도로는 횡단보도가 흐릿해 보일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보배드림 캡쳐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급회전할 때 도로 노면에 생기는 스키드 마크가 빼곡히 새겨져 있다.

몇 달째 소음에 시달리던 A씨 아버지가 화물차로 왕복 6차로 도로를 막아도 봤지만 그때뿐.

주민들이 항의를 멈추면 보란 듯이 묘기 운전은 다시 시작됐다.

SBS

주민들은 경찰에도 여러 번 신고했지만 조치가 없자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제를 호소하는 글을 올린 상황.

그는 “로드뷰로만 봐도 확인할 수 있는데 경찰이 모를 리는 절대 없는 것 같고 그냥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 같”고 분노했다.

A씨는 다음날인 15일 “울주경찰서에 사건이 접수됐다”며 추가로 진행된 상황을 전했다.

SBS

또 그는 해당 사건의 일행 중 한 명이 사과하고 싶다고 연락처를 남겼고 쪽지도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는 “자신들만의 단독 피해가 아니고 도로 부근의 시민들 모두 피해자이기 때문에 단독적으로 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해 답변을 안 했다”라고 했다.

경찰은 뒤늦게 차량들의 번호를 파악하고 운전자를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