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남동생을 둔 신인배우의 목표가 “나만 일하는 것”인 이유

황효정
2020년 10월 8일 오전 9:56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32

2017년, 아역 역할로 연기자 데뷔를 한 95년생 신인 배우가 있다.

2020년, 신인 배우는 “2020년은 어떤 한 해가 되면 좋겠냐”는 인터뷰 질문을 받았다. 배우는 대답했다.

“저만 일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JTBC ’18 어게인’에서 배우 인생 처음으로 주연에 발탁된 배우 이도현의 이야기다.

tvN ‘호텔 델루나’

지난해 아이유, 여진구와 함께 tvN ‘호텔 델루나’에 출연하며 대중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이도현은 올해 초 남성 잡지 ‘에스콰이어’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서 이도현은 “2020년은 저만 일하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무슨 뜻이냐는 되물음에 이도현은 “부모님이 맞벌이하신 지 오래되기도 했고 또 제 동생이 장애인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도현은 이날 동생이 지적 발달 장애가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콰이어 인터뷰 보도 화면 캡처

“다행히 우리나라가 복지가 잘 돼 있어서 마트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장애인이라고 괴롭히고 놀리고 그런 분위기는 아직 있는 것 같더라고요.

어머니도 신문 배달하신 지 너무 오래되기도 했고, 그래서 직접 물어봤어요. 왜 일을 그만두지 않으시냐고.

빚이 많다고 그러셔서 그랬어요. ‘2020년에 내가 다 갚겠다’.

2020년에는 엄마, 아빠, 동생 다 일 쉬고 제가 버는 돈으로 다들 먹고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야 제가 군대를 갔을 때도 마음이 편할 것 같고요”

JTBC ’18 어게인’

동생을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가서 “내가 형이니까 괴롭히지 말라”고 이야기도 하곤 했다는 형.

이도현은 “저는 동생 덕분에 연기에 대한 영감을 많이 얻는다. 걔가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동생에 관한 사정을 몰랐다는 취재진에는 “얘기하다 보면 (동생) 말이 나오더라. 제가 워낙 동생을 많이 사랑해서. 은연중에 나온다”고 답했다.

이어 이달 공개된 또 다른 매거진 ‘더블유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는 “빚을 갚고 부모님께 꾸준히 용돈 드릴 여유도 생기면 일을 쉬시게 하고 싶다”고 했다.

더블유 코리아 인터뷰 보도 화면 캡처

“어머니가 옛날부터 이런저런 일을 많이 하셨어요.

얼마 전에는 용돈을 좀 드렸더니 빚 갚는 데 썼다고 하시더라고요. 속상했어요.

앞으로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용돈은 그냥 용돈으로 쓰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도 마음 편히 연기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JTBC ’18 어게인’

최근에도 음료를 사 들고 동생이 일하는 곳에 갔었다는 이도현. 그런 형을 동생은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한다고.

이도현은 “동생이 ‘이 사람 우리 형이야’ 식으로 너무 뿌듯해하길래 한마디 했다”며 “어떤 경우에도 자만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SBS ‘런닝맨’에서도 상품을 타서 어머니께 드려야 한다고 되뇌었던바.

2017년 데뷔 후 3년 만에 드라마 주연을 맡은 신인 배우의 가장 큰 무기는 다름 아닌 책임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