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시위대 폭행 중국 외교관 영국 떠나

최창근
2022년 12월 16일 오후 4:1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7일 오전 12:54

영국에서 반중 시위를 하던 홍콩인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중국 외교관들이 영국을 떠났다.

지난 10월, 주(駐)맨체스터 중국총영사관 앞에서 반중국, 반시진핑 시위가 벌어졌다. 홍콩인들이 주도한 시위 과정에서 중국총영사관 직원들은 시위대를 총영사관 경내로 끌고가서 폭행했다. 이는 영국-중국 간 외교 문제로 비화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은 12월 14일, 정시위안 맨체스터 총영사를 비롯한 폭행 가담 혐의자 6인이 출국했다고 확인했다. 사실상 추방 조치이다.

클리버리 장관은 “이들에게 외교관 면책 특권을 포기하고 경찰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고, 12월 14일을 ‘데드라인’으로 통보하자 정시위안 맨체스터 총영사 등이 수사를 받지 않고 떠났다.”고 확인했다.

정시위안 총영사 등은 10월 맨체스터 중국총영사관 앞에서 반중 시위를 하던 홍콩 남성 밥 찬을 영사관 내로 끌고가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고, 그중 정시위안 총영사는 현장 사진으로 확인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범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사건 발생 후 영국 외무부는 주런던 중국대사관 대리대사를 초치(招致)하여 엄중 항의하기도 했다. 당시 제시 노먼 외무부 부(副)장관은 “영국의 모든 이들은 자신의 견해를 폭력에 관한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밝힐 권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이 자국 외교관들을 본국으로 귀임시킨 조치는 양국 간 긴장 관계를 더 고조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수사당국의 수사를 거부하다가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지정되어 강제 추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서 클리버리 외무부 장관은 “우리가 법치를 지키고 심각하게 대응한 결과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심문, 조사,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실망스럽지만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외교관들이 더는 영국에 남지 않는 것은 옳다고 평가했다.”고도 했다.

중국 측은 강제 추방 직전 이뤄진 조치를 두고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주영국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웹사이트 공고를 통하여 “주맨체스터 총영사는 임기를 마치고 (본국 외교부의) 지시에 따라 귀임했다. 정상적인 순환 인사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영국 정부는 중국 총영사관과 직원의 안전과 존엄성을 보호해야 하는 국제법상 의무를 지키지 못했다. 영국이 홍콩 독립을 요구하는 폭력 시위대의 편을 들어서 사실은 피해자인 영사관 직원들을 부당하게 고발했다.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안으로서 우리는 이와 관련해서 영국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중국 외교부는 “시위대가 먼저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월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외교관을 소환한 배경에 대하여 “총영사관 직원 한 명이 시위대에게 끌려 나가 구타를 당했고 시위대가 총영사관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해 직원이 잠시 의식을 잃기도 했다. 불법 분자들의 행위는 총영사관 직원과 관사의 안전을 위협한 것으로 중국의 대응은 완전히 정당하고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왕원빈 대변인은 “영국은 정치적 조작을 중단하고 영국 주재 대사관, 총영사관의 정상적인 직무수행을 보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하고 강력하며 같은 방식으로 반격할 것이다.”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