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사태로 ‘중국 배제’ 국제적 동맹 형성” 中 체제 내 전문가들 우려

류지윤
2020년 05월 13일 오후 1:15 업데이트: 2020년 05월 13일 오후 2:11

싱크탱크 이사장 “9개국 통화스와프에 중국 빠져…탈중국 사례”

(타이베이=에포크타임스) 류지윤 통신원 = 신종 코로나(중공 바이러스) 사태로 탈중국 현상이 본격화돼 중국이 세계 경제질서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중국 내부에서 나왔다.

홍콩 매체 봉황망은 지난 9일 중국 정치경제 전문가 초청 온라인 포럼 ‘글로벌 경제와 정책 선택’을 공동개최하고, 중공 바이러스 사태 속에서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도전을 분석하고 정책 대안을 모색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싱크탱크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 리양(李揚) 이사장은 “우리는 중국과 위안화를 배제하려는 국제적 동맹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할 많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리양 NIFD 이사장은 이를 탈세계화(de-sinicisation)의 일환으로 이해하면서 그 현상의 하나로 탈중국이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탈중국은 세계 경제질서에서 중국을 제외하는 움직임이다. 최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산업 공급사슬의 관리를 위해 중국 의존도를 낮춘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리양은 전염병 위기 초기에 나타난 글로벌 달러 부족 사태를 언급하며 “(중국에) 끔찍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 사태가 세계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를 더 강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디지털 화폐 사용 확대를 추진하며,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한 국제통화체제 흔들기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팬데믹 사태로 이 같은 중국의 야욕은 된서리를 맞게 됐다.

리양은 지난 3월 9개국 중앙은행이 체결한 통화스와프 계약에 대해서도 “두 가지에 주목해야 한다. 하나는 중국 중앙은행이 빠졌다는 것, 다른 하나는 위안화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리양은 “2018년 3월 칠레에서 체결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중국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중국은 분명히 고립됐다. 탈중국 본격화라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달 공개된 ‘리브라’ 백서 2.0 버전을 예로 들었다. 리브라는 페이스북이 발행을 준비하는 암호화폐다. 백서 2.0에서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달러, 유로화, 엔화 등 기존 화폐에 가치를 고정해 발행하기로 했다.

리양은 “가치가 고정된 기존 화폐에 위안화는 없었다”며 국제금융·통화시장에서 위안화가 배제되는 신호로 풀이했다.

중국에서는 지난달에도 탈세계화와 탈중국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공산당 체제 내 학자들을 통해 제기됐다.

홍콩경제일보(香港經濟日報)는 지난달 8일 푸단(復旦)대 철학대학 학장, 퉁지(同濟)대 인문대학 학장 등이 상하이에서 고위급 포럼을 열고 글로벌 정치경제 상황을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포럼 결과보고서는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허위정보를 대량으로 퍼뜨리며 세계에 입힌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인명피해를 감추고 있어 탈중국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을 담았으며, 온라인에서 게재됐다가 곧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