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기원 규명 실마리 손에 쥐고 내놓지 않는 중공

류지윤
2021년 01월 22일 오전 9:14 업데이트: 2021년 02월 5일 오후 4:54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에서 중공 바이러스(신종코로나)의 기원을 조사 중인 가운데 바이러스가 도대체 어디서 비롯됐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중공 내부 문서는 중국이 바이러스 기원의 단서를 이미 갖고 있었음에도 공개를 거부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바이러스의 기원, 특히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시키는 중간 숙주를 확인하는 것이 의학계에서는 사태 억제의 열쇠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18일 미 보건부는 중공이 우한에서 채취한 동물, 인간, 환경 샘플에 관한 모든 과학적 연구를 공유해야 한다고 WHO에 밝혔다.

지난 14일 중국 우한에 도착한 WHO 조사단은 한 달간 머물며 현지에서 조사할 예정이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일부 의원들은 중공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투명하고 철저하며 공정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중공 바이러스와의 연관성을 부인해 온 중공은 몇 차례 말을 바꾼 뒤 우한발(發) 바이러스를 부인하고 심지어 중공 바이러스는 국외 유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중공의 일부 기밀 방역 문서에는 중공이 2019년 말부터 우한과 주변 지역에서 환경과 동물 샘플을 수집했다는 것과 2020년 2월 야생동물에 대한 바이러스 추적을 위해 각 지역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공안 당국과 협력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 있다.

지난해 2월 동물 추적에 나섰던 중공

2020년 2월 26일 중공 허베이성 위건위는 국가 위건위의 ‘야생동물 추적 사업 협력에 관한 서한’을 성내 시 위건위 부서에 전달했다. 허베이성 위건위는 통지문을 전달하던 중 각 지역의 임업, 농업 부처에 야생동물의 역학 조사와 환경, 동물 샘플 채취와 검사 등을 담당하도록 했다.

중공 국가 위건위 판공청은 지난 2월 보낸 서한에서 각 성시(省市)의 위건위가 공안과 협조해 야생동물 추적에 관한 특별 사업을 벌이고, 전문적인 역량을 총동원해 역학조사와 밀접 접촉자, 야생동물, 환경 등의 샘플 채취 및 검사에 참여하도록 했다.

허베이성 위건위의 야생동물 추적 협력 통지문 | 에포크타임스에 제보
허베이성 위건위의 야생동물 추적 협력 통지문 | 에포크타임스에 제보

밀접 접촉자의 샘플에는 인후 면봉 검사와 혈액 샘플이 포함된다. 동물 샘플에는 인후 면봉 검사와 항문 면봉 검사 샘플이 포함되며 환경 샘플은 역학 조사에 따라 상황을 보고 채취해야 한다.

국가 위건위는 공식 서한에서 각 성시 위건위에 밀접 접촉자로부터 채취한 혈액 샘플을 현지 성급 질병통제센터에 보내 잘 보관할 것을 요구하며 다음 단계의 통지를 기다렸다가 항체 검사를 진행하고, 기타 샘플은 핵산 검사를 한 후 그 결과를 즉시 현지 공안부서에 알릴 것을 요구했다.

국가 위건위의 야생동물 추적 공식 서한과 허베이성 위건위의 전달 통지서 모두 ‘비공개’라 빛을 볼 수 없는 비밀문서가 됐다.

2020년 2월 29일 스자좡시 위건위는 각 현시 위생건강국, 시 질병통제센터에 허베이성 위건위의 야생동물 추적 협력 통지문을 전달했다.

스자좡시 위건위는 통지문에서 “2020년 3월 3일 오후 3시까지 이 업무의 배정 상황, 진행 상황을 과학교육처와 질병통제처 메일로 송부할 것. 이후 일이 진행되면 언제든 이메일 혹은 전화로 고지할 예정”이라고 각 하급 부서에 요구했다.

중국 방역 사령탑인 국가 위건위가 각 성시 위건위에 보낸 문서 | 에포크타임스에 제보

실제로 중공 바이러스가 발생한 뒤 감염 증상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양자는 쉽게 함께 연상되고, 당시 사스 바이러스는 박쥐가 갖고 있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된 것으로 의학계에서 확인했다.

사스 바이러스의 추적 과정에서 중국 과학원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스정리(石正麗)는 중국 각지에서 박쥐 샘플을 채취해 사스 바이러스 박쥐의 기원에 중요한 증거를 제공했다.

2020년 1월 중공 바이러스 발생 상황이 더 이상 중공에 가려지지 않고 우한에서 대규모로 발생하자 스정리 연구팀은 1월 23일, 국제 생물학 분야 아카이브인 ‘BioRxiv’에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불리던 바이러스 염기 서열이 박쥐에 나타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96% 일치를 보인다고 밝혔다.

스정리를 비롯한 일부 중국 연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대대적으로 조사하며 연구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 선데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WHO 전문가들이 우한에 들어가 바이러스 추적을 벌이기 직전 중공 국가 자연과학 기금 위원회가 발표했던 동물 전염 관련 질병 조사를 포함한 300개가 넘는 연구가 전부 인터넷에서 삭제됐으며, 스정리가 진행한 연구자료도 전부 삭제됐다.

시사평론가 리린이는 “에포크타임스가 폭로한 중공 기밀문서는 중공 역시 바이러스 추적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미 공안, 위생, 임업, 농업 등 각 부문을 동원해 동물 추적을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중공이 바이러스 추적 작업과 그 연구 결과를 비밀로 하고 은폐한 것은 분명 세계에 그 실상을 알리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린이는 스정리 등 중국 학자들의 바이러스 연구 자료가 삭제된 것은 중공이 외부의 바이러스 추적을 막기 위해 중공 바이러스 출처를 감추려고 애쓰고 있음을 더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공, 공개한 적 없는 바이러스 추적 핵심 데이터 있다

실제로 에포크타임스는 2020년 6월 1일 ‘우한 화난 수산 시장 검사의 비밀’이라는 단독 보도에서 중공이 공개하지 않은 검사 자료와 보고서를 공개해 당시 중공의 바이러스 추적과 관련한 가장 큰 의혹을 폭로했다.

2019년 12월 31일, 중국 우한시 위건위는 처음으로 전염병 소식을 공개하면서 바이러스가 우한 화난 수산 시장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우한시와 국가 위건위는 여러 차례 이 시장을 조사하고 샘플을 채취했다. 이후 중공은 화난 수산 시장의 환경 샘플 양성 결과만 발표했을 뿐, 바이러스 추적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일절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중공 내 국가 질병통제센터가 1월 22일 제출한 ‘검사 보고서’에 따르면 화난 수산 시장에서 채취한 환경 샘플에서는 중공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화난 시장 상위 공급업체의 동물 샘플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이 보고서는 “우한 주변 샹판, 쑤이저우, 셴닝, 장샤 지역의 화난 수산 시장 상위 공급업체 사육장에서 채취한 대나무쥐, 고슴도치, 칠면조, 토끼 등 동물 샘플과 환경 샘플 139개가 후베이성 질병통제센터 핵산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화난 수산 시장의 상위 공급업체 사육장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 내부 보고서는 바이러스가 화난 상위 공급업체의 동물에서 나온 게 아니라면 도대체 화난 수산 시장의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왔는지 밝히지 않았다.

또 에포크타임스가 입수한 이 검사 보고서나 위건위 공식 발표에서도 바이러스의 중간 숙주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난 해산물 시장에서 판매되는 동물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리린이 평론가는 “이는 완전히 비합리적이고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화난 수산 시장의 동물 검사 결과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의문점이자 허점”이라고 이야기했다.

리린이는 “에포크타임스의 단독 보도는 우한 화난 수산 시장의 동물 검사 결과를 포함해 바이러스 추적의 진실을 중공이 알고 있었음을 방증한다”며 “하지만 중공은 의도적으로 은폐했고, 공개하길 원하지 않거나 혹은 공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WHO 바이러스 원인 규명, 가장 큰 장애물은 중공의 저항

리린이는 현재 중국 우한에서 WHO가 펼치고 있는 바이러스 추적에 대해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WHO의 이번 중국 여행은 시작부터 순조롭지 못했다.

중공은 외국 전문가들이 중국에 들어와 바이러스 추적을 진행하는 것을 저지해왔다. 중공 바이러스가 어떻게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달되는지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WHO가 약속하고 나서야 2021년 1월 초 중공은 마침내 WHO의 발병 기원 조사에 응했다.

하지만 WHO 전문가가 출발할 때까지도 입국을 허락받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중공의 은폐에 협조했다는 지적을 받았던 WHO 사무총장조차 “시간 끌기에 실망했다”며 이례적으로 베이징 당국을 비판했다.

지난 14일 대부분의 WHO 조사단이 우한에 도착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조사단이 얼마나 많은 데이터 자료를 확보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이야기했다.

WHO는 1월 18일부터 26일까지 집행 위원회 회의를 소집했으며, 미국, EU, 호주는 중국 바이러스 추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보건부 관리인 가렛 그릭스비(Garrett Grigsby)는 회의에서 “중공 당국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내놓아야지만 결과를 알아낼 수 있다”며 우한 화난 수산 시장 사례의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 동물실험 결과를 포함해 2019년 실험 및 혈청 등 연구 내용을 (확인하는 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며, 조사단이 의료진과 환자, 실험 인원에 접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공 측 대표는 관련 데이터의 공개 여부에 대해선 정면으로 답하길 피하며 “과학 외의 정치적 압박을 중단하라”고만 이야기했다. 하지만 국제 언론의 보도와 수많은 증거는 중공이 국내에서 바이러스 추적에 대한 과학적 조사를 정치적으로 압박해 왔음을 보여준다.

WHO가 회의를 연 당일(18일)만 해도 Al Jazeera(민영방송형 국제방송)는 ‘세상을 멈춘 3일’이라는 특집을 내보냈다. 프로그램 내용은 중국 기자 2명이 비밀스럽게 녹화한 영상으로, 2020년 1월 19일에서 22일까지 인구 1,100만 명의 도시 우한이 중공 바이러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과, 몇 시간 만에 패닉에 빠지는 도시와 환자로 가득 차는 병원 모습을 드러냈다.

중공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중공의 변명은 지난 1년간 계속 바뀌었다.

맨 처음 중공은 최초 감염자의 중공 바이러스가 우한 화난 수산 시장의 야생동물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이후 화난 시장 야생동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이는 화난 시장이 발생 원인이 아님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 뒤 중공은 중공 바이러스가 이탈리아, 미국, 인도 등에서 온 것이라고 잇따라 밝힌 바 있다. 최근의 변명은 1월 초 왕이(王毅) 외교부 장관이 “세계 곳곳에서 다발적으로 터진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AP통신의 지난해 말 중공 바이러스 조사에 따르면, 중공과 시진핑은 중공 바이러스 추적 연구를 엄격히 통제하고 외부의 바이러스 기원 연구를 막는 동시에 ‘바이러스의 해외 수입’이라는 관점을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AP통신은 시진핑의 ‘중요한 지시’를 전달하는 비밀 통지문을 입수했는데, 이 통지문에서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어떠한 데이터나 연구 발표도 반드시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공은 중공 체재 내 전문가들이 제안한 바이러스의 냉동식품 수입설 등 바이러스가 외국에서 왔다는 근거 없는 각종’ 이론’을 선전하고 있다.

지난 15일 미 국무부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대한 사실 검증을 발표하면서 중공 바이러스 추적에 대한 세 가지 요소를 추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모든 증거가 중국에서 중공 바이러스가 발생했다고 가리키지만, 우한의 한 실험실에서 우발적으로 세상에 퍼진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 기사는 중국어판 특별취재진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