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0년 만에 아프간 전쟁 끝낸다…9월 11일까지 철군

하석원
2021년 04월 14일 오전 11:31 업데이트: 2021년 04월 14일 오후 3:20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는 9월 11일까지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하기로 했다.

9월 11일은 지난 2001년 발생한 9·11 테러가 꼬박 20년째를 맞는 날이다. 아프간 전쟁이 9·11 테러로 촉발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20년 만에 아프간 전쟁을 끝내는 셈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아프간 미군 철수 계획을 오는 14일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군사적 방법으로는 아프간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조건부 철군은 영원히 아프간에 묶이게 될 것이라며 무조건 철군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철군 개시일은 5월 1일이다.

아프간 철군은 트럼프 전 행정부의 결정 사항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작년 11월, 아프간과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을 각각 2500명으로 감축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군 조기 철군을 지시했으나,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 등 국방부 일부 관료들은 이에 반발했고, 이후 경질됐다.

당시 일부 한국 언론에서는 트럼프의 아프간 철군에 대해 못마땅한 프레임을 씌워 보도했으나, 사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프간에 대한 군사적 해법이 없다는 건 바이든 대통령의 일관된 견해”라며 미국 내에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진 사안이었음을 시사했다.

아프간 전쟁은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이다. 미국에서는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 불리며 청년들의 목숨만 희생시키는 무의미한 전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2월 탈레반과 평화협정에 합의해 아프간 전쟁 종식의 기반을 닦은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다수를 지웠지만, 아프간 철군에 대해서는 시기를 당초 1월 말로 예정됐던 계획을 4개월여 늦추며 그대로 이어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호전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미국 내에서는 수십 년 만에 유일하게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지 않은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미국의 동맹국인 영국도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간 미군 철군 계획 발표에, 영국군 병력을 철수하기로 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