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캠프 “두 자릿수 우세? 여론조사 수치 부풀려졌다”

한동훈
2020년 10월 18일 오후 8:04 업데이트: 2020년 10월 19일 오전 6:48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 캠프 측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젠 오말리 딜런 바이든 캠프 선거본부장이 16일(현지 시각) 지지자들에게 “사실을 직시해달라. 우리는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서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라이브 유세에서 딜런 본부장은 “전국 여론조사 수치는 부풀려져 있다”고 말했다.

영상은 현재 삭제된 상태(링크)이지만, 뉴욕타임스(NYT) 셰인 골드마허 기자의 트윗(링크)에는 딜런 본부장의 멘트가 기록돼 있다.

이에 관한 논평 요청에 바이든 캠프와 트럼프 캠프 양측은 모두 응하지 않았다.

딜런 본부장의 주의 당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폭스뉴스는 최근 딜런 본부장이 작성한 3장 분량의 메모를 입수했다.

이 메모에서 딜런 본부장은 “도널드 트럼프가 여전히 이번 레이스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혹독한 진실 때문에 우리는 안주할 수 없다”며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같은 경합지를 예로 들며 “아슬아슬하다”고 했다.

또한 “트위터나 TV에서 보여지는 것보다 훨씬 치열하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아무리 잘된 여론조사도 틀릴 수 있고, 투표율 같은 변수는 주요 경합주에서 기본적으로 동률이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선거운동이나 유세를 할 때 앞서고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임해달라는 뜻이다.

현재 전미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바이든에 큰 격차로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여론조사를 집계해 보여주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17일 결과에서는 바이든이 9%로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짝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속속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트럼프 캠프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2016년 ABC-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 결과는 완전히 재앙이었다”며 두 언론이 숫자를 바꾸는 등 정확히 보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를 혐오하는 이들은 그때보다 규모는 작지만 지금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 우리는 2016년보다 더 큰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썼다.

이날 발표된 ABC-워싱턴포스트 전미 지지율 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이 54%로 트럼프 대통령(42%)을 12%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이번 대선 양상이 2016년 대선을 떠올리게 한다는 여론도 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10%포인트 격차로 뒤처졌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큰 격차로 역전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온라인 시장조사업체인 ‘클라우드리서치’는 지난 8월 이번 선거에도 ‘샤이 유권자(shy voter)’가 존재해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샤이 유권자는 지지 후보에 대해 밝히기를 꺼리는 유권자들을 가리킨다.

클라우드리서치 설문조사에서 “전화 여론조사에서 지지하는 대통령 후보를 말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공화당원이 11.7%로 민주당원(5.4%)의 두 배 이상이었다. 소속 정당이 없는 응답자는 10.5%였다.

이에 따르면 약 20%의 유권자가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미 여론조사 기관들도 지난번 대선의 오류를 피하기 위해 여론조사 방식을 변경했다며 정확도가 올라갔으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