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법인세 인상 증세 시동…옐런 “부유세 배제 안해”

한동훈
2021년 03월 16일 오후 2:55 업데이트: 2021년 03월 19일 오전 9:25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법인세 인상과 부유층 소득세 증세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 따르면, 1억9천억 달러의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바이든 행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증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옐런 장관은 14일(현지 시각) 미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재정 긴축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자 지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옐런은 당시 재정 균형을 주장했으나 현재는 다소 진보적인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장기적인 재정 긴축을 언급하기는 했으나, 구체적인 부채 상환 계획이 확실하지 않더라도 단기 부채를 늘려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옐런 장관은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돼 이자비용이 크지 않으리라는 예상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녀가 지난 2018년까지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의장을 맡았다는 점도 저금리 기대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미국 정부로부터 독립된 사기업인 연준은 이론상 독자적인 달러 발행이 가능하다. 연준이 현재와 같이 유동성을 공격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한 저금리는 유지된다.

Janet Yellen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Drew Angerer/Getty Images

이날 인터뷰에서 재원 마련 방안과 관련해 최근 상원에서 발의된 부유세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좌파 거물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민주당)은 지난 1일 극부유층 과세법안(Ultra-Millionaire Tax Act)을 발의했다. ‘양극화 심화로 인한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이 법안은 순자산이 5천만 달러 이상인 가구에 대해서는 연간 2%의 세금을 부과하고, 10억 달러 초과 자산 보유자에게는 1%의 부가세를 추가해 총 3%의 세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 법안은 지난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워런과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가 제안한 것과 유사하다. 둘은 건강보험과 보육 예산을 위해 부자 과세를 주장했다.

옐런 장관은 부유세가 언급되자 “바이든은 부유세를 제안하지 않았다”면서도 “바이든은 필요한 지출과 경제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과 부유한 개인들이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즉 부유세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

재산세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검토할 수는 있다”며 바이든이 대선 공약으로 양도소득 및 배당소득에 대한 고세율 부과를 제안한 점을 언급하며 부유세와 비슷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1993년 이후 약 30년 만에 포괄적인 연방세율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법인세는 현행 21%에서 28%로 상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당시 35%였던 법인세율을 21%로 낮춰 기업 경영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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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 Samuel Corum/Getty Images

워싱턴의 세금연구 싱크탱크인 택스파운데이션에 따르면, 법인세를 28%로 올리면 장기적으로 경제생산량이 0.8% 줄고, 정규직 일자리 15만9000개가 없어지며 임금도 0.7%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스파운데이션의 개럿 왓슨 선임정책분석관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대유행으로부터 회복시키려면, 법인세 인상는 가장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왓슨 분석관은 “법인세 인상은 다른 세금 인상보다 어쩌면 더 나쁠 수 있다. 기업들은 법인세가 올라가면 세액공제를 위해 투자 결정을 미룰 것”이라며 경기회복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옐런 장관은 대규모 경기부양 자금이 풀리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일어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물가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녀는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있느냐? 나는 약간의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 대유행이 한창이었던 작년 봄에 물가가 많이 떨어졌다. 봄 여름에 경기가 회복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물가가 오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은 전혀 예측하지 않는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