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백신 완전 접종하면 코로나 안 걸린다” 주장

하석원
2021년 07월 23일 오전 10:08 업데이트: 2022년 12월 26일 오후 3:55

방송사 주최한 타운홀 미팅서 백신 접종 강조
미 CDC는 “완전 접종 후 감염 5천명…1천명 사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코로나19에 걸려 입원하거나 목숨을 잃지 않는다”며 접종을 강조했지만, 돌파 감염 등의 위험성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한 대학에서 열린 CNN 주최 타운홀 미팅에서 “여러분이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Covid)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병원에 입원하지도, 중환자실에 가지도, 목숨을 잃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미 식품의약국(FDA)이 8~10월께 코로나19 백신을 ‘완전 승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신은 정부 과학자들의 결정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존슨앤드존슨(얀센)이며, 이들 모두 정식 승인이 나지는 않았다. 긴급 사용만 허가된 상태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것에 불만을 나타내며,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가운데 백신 완전 접종자 비율이 낮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완료하기만 하면 죽거나 입원할 일이 없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2일까지 백신을 완전 접종했지만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가 5189명이라고 밝혔다.

가장 최근 업데이트에 따르면 이 중 19%인 1063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74%는 사망 원인이 코로나19와 직접 관련됐으며, 돌파 감염 사례의 약 75%가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세계 각국이 백신 접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돌파 감염은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백신 완전 접종률 58.2%로 ‘접종 모범국’인 이스라엘에서도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성인 코로나19 확진 사례의 절반 이상이 돌파 감염이었다.

미국에서도 돌파 감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 CDC는 지난 5월 1일 보고서에서 돌파 감염 사례 집계 기준을 변경해, 감염자 전체가 아니라 입원 혹은 중증 이상의 사례만 집계한다고 밝혔다.

또한 CDC는 산하 ‘백신 부작용 보고시스템(VAERS)’에 보고된 백신 접종자(1,2차 포함) 사망 누적 집계 1만2313건을 5913건으로 수정하며 “단순한 시스템 오류”라고 해명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환자실에 입원했거나 사망한 사람 중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사람은 없다”는 발언과 관련해 ‘백신을 맞고도 병에 걸린 미국인들이 있지 않으냐’는 기자의 반박성 질문을 받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이 어디에 입원해 있는지, 중환자실에 있는지, 사망했는지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최소한 그들이 감염되었다고 해도 그것은 매우 적은 비율이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며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대답을 내놨다.

미 CDC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감염된 돌파 감염자가 5천여명이며 이 중 1천명 이상이 죽었다는 통계를 냈는데,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 보좌진들이 이를 모르거나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인정하면서도 어떤 백신도 100% 예방 효과는 없다는 게 CDC의 공식적인 입장이자 의학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다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들이 충분한 개발 기간을 가졌는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긴급 사용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지 등 세부적인 이슈들에 대해서는 의학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편, 타운홀 미팅은 정치인이 지역구 주민과 만나는 행사의 하나다. 주민들이 흥미를 가지는 주제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법안이나 정책을 설명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하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