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중관계, 트럼프 방식으로 다루지는 않겠다”

하석원
2021년 02월 8일 오전 9:30 업데이트: 2021년 02월 8일 오전 9:5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 문제에 있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시진핑 중국 주석에 대해 “민주주의적인 구석은 하나도 없다”며 중국과 물리적 충돌은 아니더라도 첨예한 갈등이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7일(현지시간) 미 CBS방송에 따르면 바이든은 “트럼프가 한 방식으로 미중 관계를 다루지 않겠다”며 국제적 규칙이라는 수단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공산정권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지적하면서, 관세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무역수지 불균형을 바로잡는 쪽에 주력하며 중국 측의 약속 이행에 집중했다.

트럼프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겠다는 바이든의 발언은 다자주의 및 동맹과 국제적 유대로 대중 정책을 풀어나가겠다는 의중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시진핑은 지난 1월 ‘다보스 어젠다’ 화상 연설에서 다자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정권 출범 초부터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모두 ‘다자주의’적 접근이라는 방법론에서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이든은 시진핑에 대해 “매우 영리하고 터프하다”면서도 “그는 전혀 민주주의적이지 않지만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현실일 뿐”이라고 했다.

또한 시진핑과 전화 통화를 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줄곧 시 주석에게 우리가 갈등 할 필요가 없다 했다”고 한 뒤 “다만 극심한 경쟁이 있을 것”이라고 재차 미중 갈등을 언급했다.

출범 보름째에 접어든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무대에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취임 첫 주 40건에 가까운 기록적인 숫자의 행정명령으로 트럼프 정책 지우기에 이은 행보다.

바이든은 최근 한국 문재인 대통령 등 몇몇 국가 지도자들과 전화 통화를 했으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통화를 했다.

블링컨 장관은 당시 미국의 이익과 민주주의적 가치 수호를 거론하면서 “국제 시스템을 남용한 중국에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한편, 바이든은 CBS와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시절 시진핑과의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부통령 시절 시 주석과 24시간, 25시간 단독 만남을 했기 때문에 다른 어떤 세계 지도자들보다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1700마일을 함께 여행해 그를 꽤 잘 안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는 뉴스1이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