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 스파이 풍선, 미중 협력에 영향”

라이언 모건(Ryan Morgan)
2023년 02월 9일 오후 1:33 업데이트: 2023년 02월 9일 오후 1:3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스파이 풍선(정찰 풍선)과 관련, 미국이 중국과의 협력에 제약이 걸리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는 미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탐지했다. 이어 이달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 영공에서 격추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풍선 격추를 비난하며 해당 풍선이 정찰용이 아닌 기상관측 및 기타 연구 목적으로 사용된 민간 비행선이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중국은 스파이 풍선을 계속 개발하고 있으며 군사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6일 백악관에서 에포크타임스 자매매체 NTD 뉴스 취재진이 “풍선에 대한 중국의 주장을 믿을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중요한 건 중국이 풍선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중국은 풍선으로 무엇을 했는지를 부인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앞으로 미국이 중국을 신뢰해도 되겠냐”는 질문에는 정확한 답변 대신 양국은 언제, 어디서 협력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 부딪칠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을 신뢰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지점에서 협력해야 하고 어떤 지점에서 부딪쳐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문제”라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이다.

대중 관계에 있어, 일정 분야에서는 중국에 대한 존중을 철회하되, 현실적으로 협력할 분야에서는 여전히 협력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접근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전 연설에서는 “우리는 냉전 시대로 되돌아갈 수도 없고, 되돌아가서도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완전한 배제는 고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달 예정됐던 중국 방문을 연기했다.

공화당의 비판

일부 공화당 의원은 풍선 격추를 늦게 지시한 바이든 대통령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 측은 지상 민간인들의 잠재적인 피해를 우려해 정찰 풍선을 해상에서 격추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고 “(풍선이 처음 진입한) 알래스카와 (풍선이 최종 격추된)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이에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격추할 수 있는 지점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주권을 수호하고 중국에 힘의 메시지를 보낼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반박

반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풍선을 가장 덜 손상하는 방식으로 격추, 미국이 이를 회수할 수 있도록 격추 시기를 조정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을 칭찬하고 나섰다.

슈머 원내대표는 “물 위에서 풍선을 격추하는 게 가장 안전한 선택이었을 뿐만 아니라 가장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기에도 중국이 미국 영공에 스파이 풍선을 띄웠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지난 4일 미 국방부 한 고위 관계자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을 최소 3번 통과했다고 밝혔으나,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즉각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