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에 버려진 오성홍기..친중파 렁춘잉 “현상금 100만 홍콩달러”

저우샤오후이(周曉輝)
2019년 08월 5일 오후 10:09 업데이트: 2023년 08월 28일 오후 2:49

홍콩의 한 부둣가에 걸린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바닷물에 버려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높아진 반중 정서의 표출이라는 분석에서부터 홍콩 시위대를 ‘폭도’로 매도하려는 중국공산당의 조작극이라는 의혹 제기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5일 오후 검은 복장을 한 시위 참가자 4명이 홍콩의 상징과도 같은 빅토리아 항구 게양대에 걸려 있던 오성홍기를 끌어내린 후 바다에 내던졌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웃음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송환법 추진과 경찰의 과잉진압 배후로 지목된 중국 정부에 대한 반감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오성홍기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오늘날 공산주의 중국)이 건국되면서 정식 국기로 채택됐다.

깃발은 붉은 바탕에 큰 별 1개와 작은 별 4개가 그려진 도안이다. 큰 별은 중국 공산당, 작은 별은 각각 노동자·농민·소자산계급·민족자산계급을 상징한다. 바탕의 붉은 색은 공산주의(혁명)를 나타낸다.

국기이기는 하지만, 공산당에 대한 상징성이 강해 국기가 아닌 공산당 당기 취급을 받기도 한다. 붉은 바탕이 혁명으로 희생된 수많은 사람의 피를 연상시킨다고 하여 ‘혈기(血旗·핏빛 깃발)’라고 불리기도 한다.

오성홍기에 대해서는 일개 정당을 국민 앞에 놓은 ‘주객전도’ 발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비슷한 사례로는 나치의 철십자가 언급된다.

나치 독일을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 깃발은 1935년 나치 독일 정부가 발표한 ‘제국국기법’에 따라 독일의 유일한 국기로 제정됐다. 독일 제국의 국기였던 흑-백-적 삼색기는 더는 국기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하켄크로이츠기의 붉은 배경은 사회주의 혁명을 상징하고, 백색은 나치주의와 아리아인 순수혈통, 철십자는 아리아인의 전투임무를 나타낸다.

나치라는 일개 정당의 상징을 독일이라는 국가의 상징으로 대치한 하켄크로이츠기는 큰 별(중국 공산당)이 작은 별(국민)을 이끄는 오성홍기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렁춘잉(梁振英) 전 홍콩 행정장관 | Epochtimes

독일인들은 살육의 상징인 이 깃발을 들고 유럽을 휩쓸어, 600만 유대인을 학살해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 엄청난 재앙을 가져왔다.

불의를 행하던 나치 독일 정권은 결국 멸망했고, 제2차 세계 대전 후 동맹국은 나치 국기를 포함한 나치의 모든 표시를 영구 폐기하는 법령을 채택했다. 유럽 각국, 특히 독일은 하켄크로이츠 표시와 깃발을 공공장소에 붙이거나 배포하거나 거는 것을 아예 법으로 금지했다.

이번 오성홍기 바다 투척 사건을 보는 또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오성홍기=중국’이라는 공식을 머릿속에 담고 있는 중국인들의 반감을 조장하려는 조작극이라고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4일 시위대에 의해 바닷물에 버려진 오성홍기 사진을 싣고 시위대를 향해 “이성을 잃고 날뛰는 폭도”라고 비난했다. 신화통신도 같은 사진을 싣고 “국가 주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질타했다.

친중파인 렁춘잉 전 홍콩행정장관이 투척 사건 직후 즉각 오성홍기를 끌어내린 시위대 4명에 현상금을 내건 것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런 전 장관은 오성홍기를 바닷물에 버린 시위대 체포에 필요한 증거를 제공하는 모든 이에게 100만 홍콩달러(1억5천만원)를 주겠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