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DC “2차 접종 후 심근염 예상치 상회…18일 긴급회의”

2021년 06월 13일 오전 11:30 업데이트: 2021년 06월 14일 오전 9:41

미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젊은 남성들의 심장염증 발생과 관련해 오는 18일(현지시각)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는 지난 10일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16~24세 남성들 사이에서 심근염 등 심장염증 발병률이 예상보다 높다는 보고에 따른 것이다.

심근염은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긴 희소 질환으로 다양한 원인이 있으나 바이러스성 감염이 가장 흔하다. 독감이나 코로나19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톰 시마부쿠로 부국장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금까지 30세 이하 접종자 가운데서 226건의 심장염증 발병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마부쿠로 부국장은 10일 방역 대책 회의에서 “자발적 보고로 이뤄지는 백신 부작용 보고 시스템 한계상 수치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상당히 진행된 이스라엘 당국이 집계한 수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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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 로이터/연합

지난 10일까지 미국에서 코로나 19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인구는 1억7천만명으로 전체의 52.6%이며, 이 가운데 접종 완료자는 1억4천만명으로 전체의 43.3%로 집계됐다.

심장염증 환자 대부분은 회복됐으나 59명은 증상이 지속하고 있고 이 가운데 15명은 입원했다. 입원한 15명 중 3명은 중증으로 알려졌다.

FDA는 예상보다 높은 심장염증의 발병률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이용하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서만 나타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백신은 죽은(비활성화 혹은 불활성화시킨) 미생물을 이용하지만, m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mRNA를 활용해 우리 몸의 면역계통이 해당 백신에 대응하는 성분을 미리 만들도록 해 면역력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FDA는 18일 긴급회의에서 CDC에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심근염 등에 대해 계속 관찰하도록 하고, mRNA 기술을 사용하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장점 및 위험성을 재평가해 관련 지침을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CDC 대변인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코로나19 접종 건수에 비하면 심근염 발생은 매우 드물다.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1회 이상 접종한 미국의 12~24세 인구는 1800만명 이상이다. CDC는 12세 이상 전원에게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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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 The Canadian Press/AP/연합뉴스

지금까지 미국에서 긴급 사용승인이 내려진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존슨앤드존스) 등 3종류뿐이다.

이 가운데 얀센 백신은 지난 4월 CDC에 의해 접종 일시 중단이 권고된 바 있다. 접종자 가운데 6명에게서 희소한 혈전증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당시 얀센 백신을 이미 접종한 사람은 약 700만명이었다.

그러나 CDC는 이번에 접종자 1800만명 중 226명이 심근염 등 증상을 나타낸 화이자, 모더나 백신에 대해서는 접종 중단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신에 관한 각종 권고는 CDC 산하 ‘면역자문위원회(ACIP)’가 맡고 있다. 권고안은 아무런 구속력은 없지만, 생명과 직결된 내용이니 만큼 제약사나 의료기관, 일선 의료진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면역자문위원회는 지난 4월 얀센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고 약 열흘 뒤, 이 백신의 혈전증 부작용을 총 800만명 중 15명으로 요약하며 ‘위험보다 이익이 크다’며 18세 이상 접종 권장을 조건으로 재개를 권고했고 이는 그대로 실행됐다.

캘리포니아대 약학과 교수인 모니카 간디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감염과 심근염 사이에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CDC는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회복하지 못한 어린이들에게만 백신접종을 권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로 밝혔다.

간디 박사는 또한 “안전한 접종을 위해서 20세 미만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 접종시 1차 접종 후 2차 때는 대기 기간을 연장하고 투여량을 줄이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DA의 백신 및 관련 바이오 제품 자문위원인 소아과 전문의 마크 소여 박사는 “백신 접종의 부작용으로 일어나는 심근염에 대해 동료들과 오래 검토해왔다”면서 “심근염이 2차 접종 이후 악화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접종이 적절한지, 회당 투여량은 얼마큼으로 해야 하는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