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홍콩 민주인사 50명 무더기 체포에…중공·홍콩 관리 6명 제재

하석원
2021년 01월 16일 오후 2:22 업데이트: 2021년 01월 16일 오후 5:47

홍콩 정부가 미국인 변호사를 포함해 민주화 운동가 50여 명을 국가안전법 위반으로 체포한 가운데 미 국무부가 중공 및 홍콩 관리 6명을 제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5일(현지시각) 홍콩 정상화에 관한 대통령의 행정명령 제13936호에 따라 미국은 중공의 국가안전법을 집행한 중공과 홍콩 관리 6명을 제재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지난 6일 홍콩 당국은 홍콩 입법회를 위해 공정하고 공개적인 예비 선거를 진행하려는 민주화 정치인과 활동가에 대한 끔찍한 억압으로 5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직 의원 13명, 미국인 변호사, 전직 법대교수 등이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홍콩 당국의 이러한 조치는 홍콩의 자유와 민주적 과정이 중국에 의해 근본적으로 훼손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분명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제재 대상자는 요우취안(중공 중앙위 홍콩·마카오문제 중앙선도그룹 부회장), 쑨칭예(홍콩 국가안전보호국 부국장), 탄야오중(전인대 홍콩 대표) 등이며, 이 외에도 홍콩 경찰 국가안전부 소속 3명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요우취안, 쑨칭예, 탄야오중은 전현직 공산당 관리이며, 홍콩 경찰 국가안전부 소속 3명은 이들의 명령을 실행한 인물들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중영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에 보장된 기본권을 언급하며 “국가안전법과 기타 법률로 체포된 이들을 즉시 석방하고 혐의를 기각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덧붙여 “미국은 홍콩의 자유와 민주적 절차를 훼손한 중공의 행동을 비난한다”며 “책임을 묻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홍콩 당국은 범민주 진영 인사 55명을 체포했다. 지난해 9월 예정됐다가 1년 연기된 입법회(의회격) 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중공이 홍콩판 국가안전법을 도입한 이후 최대 규모의 체포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이와 관련 “홍콩의 민주주의를 관에 몰아넣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 공산주의 정권의 진정한 면모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을 가진 최초의 대국”이라며 중공에 대한 책임 촉구에 세계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7월 홍콩 국가안전법 발효 이후 중공과 홍콩 관리에 대한 제재를 계속해왔다. 작년 8월에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포함한 중공 및 홍콩 고위관리 11명을 제재했다.

람 장관은 달러화 자산이 동결되고, 계좌 이용이 차단돼 카드를 쓸 수 없어 경제 활동을 모두 현금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작년 말에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