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국 클린네트워크 참여 중요”…’화웨이 배제’ 거듭 압박

2020년 10월 17일 오후 12:56 업데이트: 2020년 10월 17일 오후 12:56

한미 고위급경제협의회 자료 배포…외교부 보도자료 없던 ‘클린네트워크’ 강조

미국은 5세대 이동통신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이 ‘화웨이 배제’ 등 미국의 노력에 동참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미 국무부는 한국시간 지난 14일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키이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제5차 한미고위급 경제협의회(SED) 결과를 설명하는 참고자료를 16일(현지시간) 언론에 배포했다.

이 자료에서 “미국은 한국이 자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클린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클린 네트워크가 중국에 의해 제기된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안, 인권 등 장기적 위협을 대처하려는 포괄적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클린 네트워크가 중국 견제용이라는 취지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이 14일 화상으로 개최된 제5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0.14 | 외교부 제공=연합뉴스

클린 네트워크는 5G 통신망과 모바일 앱, 해저 케이블, 클라우드 컴퓨터 등에서 화웨이와 ZTE 등 미국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중국 기업 제품을 배제하려는 정책으로,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동참을 요청해 왔다.

실제로 국무부는 이날 자료에서도 중국산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사례로 다른 나라 업체와 함께 한국의 KT와 SKT를 명시했다. 미국은 LG유플러스에 대해서는 화웨이 사용 중단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는 또 참고자료에서 “미국은 신뢰받지 못하는 공급업체로부터 5G 네트워크를 자유롭게 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국에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4월 신뢰받지 못하는 공급업체가 미국과 해외에서 외교통신망을 서비스하는 디지털 이동통신 시스템과 네트워크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5G 클린패스’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모든 동맹과 파트너들이 국내 네트워크 안전은 물론 외교시설에서 5G 클린패스를 사용하는 데 동참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외교부는 5차 SED가 끝난 후 미국이 한국의 클린 네트워크 참여를 요청한 사실을 밝힌 터라 이날 국무부가 배포한 자료 자체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외교부 보도자료에 ‘클린 네트워크’ 언급이 아예 없었던 반면 국무부 참고자료에는 한국의 참여를 강조하는 부분이 비중 있게 반영돼 있어 반중 경제 전선에 한국의 협력을 압박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한국은 미국의 입장에 대해 “이동통신 사업자가 특정 업체를 사용하느냐, 안 하느냐는 문제는 관계 법령상 민간 기업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