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주 상원, 우편투표 규제하는 선거개혁법안 통과

이은주
2021년 04월 2일 오전 9:20 업데이트: 2021년 04월 2일 오후 1:18

공화당이 다수인 텍사스주 상원은 1일(현지시간) 우편투표 길거리 투표함(drop box)과 드라이브스루(drive through) 투표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찬성 18대 반대 13으로 통과시켰다. 

공화당은 선거 무결성을 보장하는 법안이라고 환영한 반면, 민주당은 유권자 탄압이자 장애인과 소수인종의 투표를 어렵게 만드는 법안이라며 비판했다.  

법안은 이제 하원으로 넘어갔다. 해당 청문회는 오는 6일 의원 소집과 동시에 개최될 예정이다. 

브라이언 휴스 상원의원(공화당)은 이번 법안이 불법 행위를 방지하고 선거의 공정성·정직성·개방성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표 규칙을 표준화하고 명확히했다는 점에서 모든 텍사스 주민이 공정하고 평등한 투표 기회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법안은 장애인 유권자가 우편투표에 참여하려면 직접 참여가 불가능한 점을 증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선관위에 제공되는 1000달러 이상의 개인 자금은 주지사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텍사스주에선 이미 65세 이상 고령자, 질병 또는 장애가 있는 사람, 선거 기간 해외 체류자나 교도소 수감자 등의 유권자에게 우편투표 신청 사유를 제시하라고 요구한다. 

민주당 의원들과 유권자 권리 운동가들은 이 법을 통과시킨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향해 유권자 탄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텍사스주 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모든 텍사스 주민은 인종·민족·성별·연령·소득·정당에 관계없이 투표함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자격이 있다”면서 법안은 주민들이 투표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수인종과 참전용사, 장애인 유권자의 권리를 박탈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법안에 적극 반대했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마일스 상원의원(민주당)은 “이는 단순히 억압의 사례”라고 비난했고, 또 다른 의원들은 법안을 ‘짐 크로법’에 비유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짐 크로법은 과거 미국 공공시설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하도록 만든 법이다. 유색인종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차별적 조처라는 지적이다. 

이에 앞서 텍사스주 민주당은 우편투표 확대 일환으로 주정부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 부족을 이유로 들며 유권자들의 건강을 위해 우편투표를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면역력 부족이 신체 장애로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 민주당의 주장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