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취임식 앞두고 철통경계…주방위군 2만명 워싱턴 배치

이은주
2021년 01월 15일 오전 11:06 업데이트: 2021년 01월 15일 오후 12:17

오는 20일(현지시각) 미국 차기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당국이 철통경계에 나섰다. 

보안 담당 당국자들은 13일 대통령 취임식의 안전을 위해 워싱턴DC 인근에 주방위군 약 2만 명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1만 5천 명 수준이었던 병력을 2만 명으로 증강한 것이다.

로버트 콘티 워싱턴DC 경찰청장은 이날 “취임식이 ‘국가 특별안보행사’로 지정됐다”며 “워싱턴DC에서 2만 명 이상의 주방위군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취임식을 즈음해 전국 50개 주에서 무장시위가 일어날 것으로 예고된 데 따른 조치다. 특히 지난 6일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와 맞물려 주 당국은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위해 폭력과 위법행위에 가담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더 많은 시위가 일어날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며 “어떤 종류의 폭력이나 법 위반, 공공기물 파손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내가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미국이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모든 미국인이 긴장을 풀고 화를 가라앉히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한때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주방위군이 전국 봉쇄나 격리 조치를 시행할 움직임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방위군은 “주방위군이 주 전역이나 전국적인 봉쇄 또는 격리를 지원하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방위군은 “이런 소문은 사회에 혼란과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지 말고 주정부의 공식 정보를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항공업계도 취임식을 앞두고 폭력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보안 강화에 힘쓰고 있다. 

14일 델타항공은 워싱턴DC행 비행기에는 총기를 실을 수 없다고 밝혔다.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 에드 바스티안은 “우리는 지난 몇 주간 워싱턴DC에서 벌어진 사건들로 인해 비상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폭동 행위에 가담한 탑승객은 비행금지명단(No-Fly List)에 기록됐다고 전했다.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도로는 봉쇄됐고, 의사당 주변에는 철제 펜스가 둘러쳐져 삼엄한 모습이다. 일부 사업장은 영업을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한다. 의사당에서 링컨 기념관까지 이어지는 내셔널몰과 워싱턴 기념비도 폐쇄된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취임식 기간 동안 이 지역을 방문하지 말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