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총기 난사 현장에서 생존한 6살 아이, 숨진 한인 엄마가 꼭 끌어안고 있었다”

황효정
2023년 05월 10일 오후 2:47 업데이트: 2023년 05월 10일 오후 2:47

미국 텍사스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한인 교포 가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현지에서는 이들 가족을 향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숨진 엄마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품에 아이를 안고 총격을 막아 살려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한 대형 쇼핑몰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으로 용의자를 포함해 9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희생자 가운데에는 30대 한인 부부와 3살 아이도 포함됐다. 가족은 사건 나흘 전이었던 6살 첫째 아이의 생일 선물로 받은 옷 사이즈를 교환하기 위해 쇼핑몰을 찾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MBN

엄마가 총격을 당하는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품에 안고 보호한 첫째 아이만이 유일한 생존자가 됐다.

목격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에 맞아 숨진 엄마 품 안에 안겨 있는 아이가 ‘엄마’ 하면서 울고 있었다”며 “품에서 기어 나온 아이는 ‘엄마가 다쳤어요’라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미 경찰에 따르면 생존한 아이는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며 생존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현지에서는 해당 가족을 향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연방정부기관들도 조기를 내걸었다. 미국 유력 언론 뉴욕타임스와 CNN 등은 해당 가족의 사연을 비중 있게 다루며 지인들의 말을 보도했다.

미국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 Fund me)’

이웃 등에 따르면, 이들은 매우 친절한 가족이었으며 부부가 모두 성실했다고 알려졌다.

특히 숨진 둘째 아이의 어린이집 교사는 “코끼리를 좋아했던 그 순진무구한 아이는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용의자인 33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가 극단적인 인종주의자로 혐오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신중히 따지고 있다.

용의자는 범행 당시 ‘RWDS(Right Wing Dead Squad·우익 암살단)’라고 적힌 휘장을 몸에 두르고 있었으며 이는 백인 우월주의자 사이에서 인기 있는 문구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