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외노자 취업비자 2만건 추가발급…중남미 6천명

이은주
2021년 04월 21일 오후 1:55 업데이트: 2021년 04월 21일 오후 4:54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외국인 근로자에게 임시로 제공하는 취업비자(H-2B)를 2만2천 명 추가 발급하기로 했다. 미국은 연간 최대 6만6천 명에게 H-2B비자를 발급한다.

미 국토안보부는 2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근로자 수요 증가와 미국 기업들이 지역사회의 경제적 건강에 기여하고 성공적인 회복에 필요한 자원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조치를 취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H-2B비자 발급 대상 외국인 근로자에는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중미 ‘북부 삼각지대’ 출신 6천 명이 포함됐다. 미국에서 기회를 얻을 합법적인 경로를 확장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토부는 오는 9월 30일까지인 2021 회계연도 이내 H-2B비자 쿼터를 확대하고, 연방관보의 최종 임시 규정을 통해 몇 달 이내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발효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 내 고용주들이 2021 회계연도에 임시 외국인 근로자를 긴급히 늘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토부는 “미국 근로자 채용과 고용 시도에도 전국 기업들이 (인력) 공백을 보고했다”면서 “이는 이미 취약한 사업체를 잠재적인 수익 손실의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력난으로 회복 불능의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미국 고용주에 한해 임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다고 국토부는 전했다. 

고용주는 미국인 근로자를 제때 고용하지 못한 것과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더라도 미국인 근로자의 임금이 감소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증명해야 한다. 

U.S. President Joe Biden delivers remarks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난 4월 15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에서 발언하고 있다. | Jim Watson/AFP via Getty Images 연합

알레한드로 마요카스 국토부 장관은 “H-2B 프로그램은 미국 고용주들이 임시·계절 일자리를 채우는 동시에 미국 근로자들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고안됐다”며 “이 추가 확대 조치는 북부 삼각지대 출신 개인에게 미국에서의 기회를 위한 합법적 경로를 확대하겠다는 국토부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중남미 등 본국에서 위험한 상황에 처한 개인이 난민 망명 시도뿐 아니라 노동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기업 취업의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외국인 근로자 비자 발급 확대 결정에 대해 일부 사업체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미국인 근로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임금 및 근로 조건을 악화시킨다는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비영리 연구단체 ‘뉴 아메리칸 이코노미’는 환영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수산업과 조경업, 관광업 등 산업에서는 아직 근로자들이 더 필요하다고 트윗했다. 

이민 감소를 지지하는 단체인 ‘넘버스(Numbers) USA’는 트위터에 “이 비자는 미국 근로자들의 대체를 초래할 것이며 H-2B 직종의 임금을 감소시킬 것”이라면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단체는 미국 고용주들이 해외 저임금 근로자들을 고용해 미국 내 임금과 근로 조건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또한 더 많은 외국인 근로자를 원하는 기업인들이 실직한 미국인을 무시하고 게으르다고 폄하한다면서 “수백만 명의 실업자 미국인을 무시하거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폄하하는 건 비용뿐 아니라 사회적 구조적으로도 해롭다”라고 단체는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케이토 연구소는 성명에서 H-2B비자 수요가 더 많다는 점을 강조하며 많은 기업이 인력 부족을 경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현재 임시 규정은 합법적으로 근로자를 고용하려는 기업에 불필요한 불확실성을 제공하고 상한선을 정하는 데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