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자투표기 업체, ‘개표조작’ 의혹 제기한 줄리아니에 1조원대 손배소

이은주
2021년 01월 26일 오후 3:43 업데이트: 2021년 01월 26일 오후 4:22

전자투표시스템 업체 도미니언 보팅시스템이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도미니언은 25일(현지시각)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상대로 13억 달러(약 1조 5천9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도미니언은 이날 소장에서 “루디 줄리아니는 유권자들을 의도적으로 오도하기 위해 허위 정보를 적극적으로 유포했다”면서 그로 인해 미국인들이 이런 거짓 주장에 속아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이어 “줄리아니는 명백한 허위 사실을 반복하고 있다”며 “아무리 많은 비용으로도 피해를 복구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허위 정보가 미국 국민을 속이기 위해 악의적으로 만들어지고 고의적으로 유포된 사실을 폭로하기 위해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도미니언은 미 유권자 40% 이상이 사용하는 개표기와 선거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선 당시 30여 개 주에서 도미니언의 개표기가 사용됐다.

그러나 도미니언 개표기가 표를 조작하는 데 사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부정선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회사는 ‘표 조작’ 의혹을 부인하며 이러한 주장 때문에 회사 평판이 실추됐고, 직원들은 위협에 시달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도미니언은 이날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다른 개인에 대한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회사 측 변호인은 “도미니언의 명예를 훼손한 이들에 대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미니언은 시드니 파웰 변호사를 상대로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파웰 변호사는 줄리아니 전 시장이 이끄는 트럼프 법률팀과 별개로 부정선거 의혹을 추적해왔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줄리아니 전 시장은 도미니언에 맞고소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도미니언이)청구한 금액은 겁이 많은 사람을 두렵게 하려는 것”이라면서 이는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