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오갈 때도 인종차별 조심…美 육사 ‘비판적 인종이론’ 교육 논란

잭 필립스
2021년 04월 12일 오후 12:15 업데이트: 2021년 04월 12일 오후 3:19

비판적 인종이론 ‘백인성과 백인 분노에 대한 이해’ 강의
특수부대 출신 공화당 의원 “총알이 피부색 고려하나?”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가 육사 생도들에게 마르크스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은 비판적 인종이론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은 지난 8일(현지시간) 대릴 윌리엄스 중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육군과 육사 생도, 가족들이 비판적 인종이론 요소를 생도 교육에 도입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면서 이와 관련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왈츠 의원은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위원이자 육군 특수부대 그린 베레 출신의 참전 용사다. 

왈츠 의원은 서한에서 “올해 2월 당신 지도 아래 있는 육군사관학교가 생도들에게 ‘다양성·형평성·포용성’ 관련 세미나에 의무적으로 참석하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정에 따르면 생도들은 최소 한 번 이상 세미나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모든 형태의 극단주의를 계급에서 근절하고 인종차별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부대 단결과 사기를 저해하고 군 준비태세를 약화할 것인 인종에 초점을 맞춘 이 교리에 놀랐다”고 했다. 

 

미 육군사관학교 입교식에 참석한 생도들. 지난 2019년 입교식에는 여성 285명과 소수민족 400명이 포함됐다. | 로이터=연합뉴스

왈츠 의원은 사관학교 당국이 생도들에게 비판적 인종이론 관련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그는 윌리엄스 중장과 전화통화를 갖고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사실을 밝혔다. 

그는 워싱턴 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짧은 통화를 가졌고, 그는 그들이 조사를 진행 중이며 교육된 내용과 그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담긴 공식 답변을 받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면서 “우리는 그것의 진상을 규명하고 계속해서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왈츠 의원은 지난 9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웨스트포인트가 인종이론이 도입된 강의를 제공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왈츠 의원은 ‘백인성과 백인 분노에 대한 이해’라는 제목의 강의가 진행됐다면서 일부 생도 가족들이 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건 너무 지나치다”면서 “내가 군사위원회 의원이자 참전 용사로서 심란했던 건 미 육군에 입대 첫날부터 모두가 똑같다는 교육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의 내용 중 피부색과 관련해 신경 쓸 것은 얼굴 위장용 색깔뿐이라는 언급이 있었다면서 군사 작전에 인종차별 방지 개념을 섞고 있다고 지적했다.

왈츠 의원은 육군사관학교는 미래의 군 지도자를 양성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선 안 된다”며 “적군의 총알은 피부색이나 정당, 인종, 종교 등 그 어떤 것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비판적 인종이론을 도입한 강의가 향후 생도들이 실제 전투 상황에 투입됐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왈츠 의원은 군인들이 전투 상황에서 백인 특권 때문에 죄책감을 느껴야 하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이기 때문에 전투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이런 상황을 “상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