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주군 중령, 군대 내 마르크스주의 비판했다가 보직 해임

이은주
2021년 05월 17일 오전 11:55 업데이트: 2021년 05월 17일 오후 3:26

군대 내 마르크스주의와 비판적 인종이론의 확산을 경고하는 책을 출간한 미 우주군 중령이 보직 해임돼 논란이 되고 있다. 

우주군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매튜 로마이어 중령을 대대장 보직에서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우주군은 지난 주말 보도자료를 통해 “우주작전사령부 사령관 스티븐 휘팅 중장이 5월 14일 신뢰 상실 및 능력 부족을 이유로 콜로라도주 버클리 공군기지 제11우주경보대대 지휘관 매튜 로마이어 중령의 보직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군은 로마이어 중령이 팟캐스트에서 한 공개 발언을 근거로 해임 처분을 내렸다면서 그의 발언이 당파적 정치활동을 구성하는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군인이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군 당국은 마르크스주의 이념 확산을 경고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로마이어 중령은 지난주 ‘정보 작전’이라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최근 발간된 자신의 저서 ‘거부할 수 없는 혁명: 마르스크주의의 정복 목표와 미군 철수’에 대해 홍보 시간을 가졌다. 

당시 그는 책 홍보 도중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스탠드 다운(stand-down)’ 명령을 비판했다. 

이 명령은 군대 내 극단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지난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 때 전·현직 군인들이 시위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탠드 다운 명령이 내려졌다. 

로마이어 중령은 “그 남자(오스틴 장관)를 악마화하진 않지만 그와 모든 군인들에게 이 의제가 우리를 분열시키고, 통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스틴 장관이 비판적 인종이론에 기반한 “다양성·포용성·형평성”을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르크스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비판적 인종이론은 미국과 서구 문화를 억압의 한 형태로 간주한다. 

인종이론 비평가들은 이 이론이 인종, 성별, 민족에 따라 사람들을 ‘억압자’와 ‘피억압자’로 나눠 계급 투쟁을 주장한 마르크스주의 전술을 적용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미 전역에서 인종이론을 도입하고 확대하려는 시도가 확산하면서 공화당 주도의 주들이 공립학교 내 인종 이론과 뉴욕타임스가 추진하는 ‘1619 프로젝트’ 관련 커리큘럼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하거나 추진 중이다. 

1619 프로젝트는 미국 건국이 노예제와 인종 차별주의에 근거했다고 주장해 학자들 사이에서 역사적으로 부정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미 백악관은 1619 프로젝트와 인종 이론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 표명한 바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대학은 인종차별이 미국 시스템에 내재돼 있다는 신념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로마이어 중령은 14일 워싱턴 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군대 내 정치적 성향에 따른 차별을 지적했다. 

그는 “지금 미군에서 일어나는 일은 만약 당신이 보수주의자라면 극단주의자라는 꼬리표가 붙은 집단에 속하게 된다”면서 이에 반해 “좌파들과 함께한다면 아무도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활동가가 되도 괜찮다”고 말했다.

우주군 관계자들은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