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원서 ‘투표용지 수거’ 관련 판결 나올 듯

이은주
2021년 06월 30일 오전 11:57 업데이트: 2021년 07월 2일 오전 8:22

미국 연방대법원이 미 전역의 ‘투표용지 수거(Ballot Harvesting)’ 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판결을 내놓을 전망이다. 

연방대법원은 투표용지 수거를 금지한 애리조나주의 법률이 위헌이라며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제기한 소송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잘못된 선거구에서 행사한 표를 무효 처리하도록 한 법률에 대한 판결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소송을 낸 민주당 전국위는 2심에서 승소했고, 공화당 소속 마크 브르노비치주 법무부 장관이 상고하면서 연방대법원이 사건을 심리하게 됐다. 

이번 소송 판결은 투표용지 수거 관행과 관련해 대법원이 현 회기에 내놓는 마지막 판결이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애리조나 주의회는 지난 2016년 유권자들의 집을 방문해 투표 참여를 요구하는 행위를 불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가족과 간병인, 같은 집에 사는 가족은 예외로 한다. 

공화당은 법안이 선거 사기와 부조리를 없앨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민주당 측은 ‘유권자 억압’이라며 반대해 왔다. 

제9회 순회항소법원은 지난해 이 법안이 소수 유권자들의 투표권을 억압하는 조치라고 판결하며 민주당 측의 손을 들어줬다.

윌리엄 플레처 판사는 “지방법원은 공화당이 투표를 장려하기 위해 투표용지 수거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플레처 판사는 “애리조나주 공화당의 기반은 백인”이라면서 “과거 선거에서 투표용지 수거에 참여한 개인은 주로 백인 지역 유권자들이 투표용지 수거 서비스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목격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브르노비치 법무장관은 올해 초 법정에서 이 법안은 소수집단의 투표권을 제안하지 않으며 일부 통계적인 차이만 나타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구도 (투표 참여) 기회를 거부당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해당 법안이 수십 개의 주에도 존재하는 합리적인 선거 규칙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항소법원이 작은 통계적 차이를 이용해 어떻게 해서든 주법이 인종차별적이거나 헌법에 위배된다고 추론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만약 법원이 애리조나주의 법률을 무효화한다면 선거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도 했다. 

애리조나주 공화당 소속 마이클 카빈 변호사는 법정에서 이 법안은 공화당에 이점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에 비해 경쟁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하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는 제로섬 게임이다”라며 불법적인 해석을 통해 얻는 모든 추가 표가 공화당 측에 손해를 끼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