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87쪽 보고서 “바이든 아들, 중국·러시아와 수많은 금융거래”

이언
2020년 09월 25일 오후 7:30 업데이트: 2020년 09월 26일 오후 12:12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이 중국, 러시아와 사업적 관계를 맺었다는 상원 보고서가 나왔다.

바이든 일가와 수많은 금융 거래를 주고받은 중국 재벌이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과 밀접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 23일 미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와 금융위원회는 ‘헌터 바이든, 부리스마 그리고 부패 : 미국 정부 정책에 끼칠 영향과 관련된 우려’라는 제목의 87쪽짜리 보고서를 발표했다.(국토안보위 보도자료)

이 보고서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둘째 아들 헌터 바이든이 이사로 재직했던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부리스마(Burisma)가 “중국인들과 복잡하고 많은 금융거래를 맺고 있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는 최종본이 아닌 중간보고다. 헌터 바이든이 부리스마 이사로 재직하며 챙긴 수백만 달러의 출처와 대가성을 조사하면서 드러난 일부 내용만 담았다.

보고서에서는 헌터 바이든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 부통령의 남동생인 제임스 바이든과 그 아내 등 “바이든 일가가 사업적, 경제적으로 중국인과 수많은 거래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중국인에는 중국 최대 민영 에너지기업인 화신에너지공사(CEFC) 창업자인 예젠밍(葉簡明) 중국 에너지기금회 회장과 홍콩의 사모펀드 매니저 둥궁원(董龔文)이 포함됐다.

예젠밍 회장은 중국 공산당과 광범위하게 연결됐고 인민해방군에도 소속된 적이 있다. 제임스 바이든과도 금융 거래 관계가 있다.

둥궁원은 예젠밍 회장이 창업한 화신에너지공사와 거래하는 홍콩 금융사 오픈소스 캐피탈의 최고경영자(CEO)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헌터 바이든은 둥궁원이 운영하는 캐피탈 쪽에 은행 계좌를 개설해 삼촌인 제임스 바이든과 그의 아내 사라에게 10만 달러 계좌를 선물했으며, 이들은 이 돈으로 전 세계를 다니며 쇼핑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부리스마’

헌터 바이든은 지난 2014년 4월부터 부리스마에 들어가 부패혐의 조사 방어업무에 일조해왔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아버지 조 바이든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우크라이나 관계와 정책을 담당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부리스마 이사인 헌터 바이든의 존재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 집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모른 척했다”고 지적했다.

2015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의 조지 켄트 부대사 대행은 “헌터 바이든이 부리스마 이사가 되면 이해관계가 충돌할 우려가 있다”고 부대통령실에 보고했으나, 오바마 행정부는 적절한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또한 켄드 대행은 2016년에도 동료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부패 추방 정책을 추진하는 모든 미국 관리들에게 부리스마 이사 헌터 바이든의 존재는 매우 난처한 부분”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 국무부 내에서도 2015년 “헌터 바이든의 부리스마 이사 재직이 러시아의 가짜뉴스 유포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도 훼손할 수 있다”고 당시 바이든 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헌터 바이든이 전 모스크바 시장의 부인인 옐레나 바투리나에게서 350만 달러(41억원)의 전신환을 받았으며, 그 외에도 수백만 달러를 자신의 로펌에서 삼촌 제임스 부부의 사무실로 옮기는 등 수상한 거래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헌터 바이든이 영주권이 없는 여성들에게 돈을 송금한 사실도 밝혔다.

이 여성들은 러시아 혹은 기타 동유럽 국가에서 온 것으로 밝혀졌는데, 성매매 혹은 인신매매 조직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