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건당국, 존슨앤드존슨 백신접종 중단 권고

한동훈
2021년 04월 14일 오후 12:45 업데이트: 2021년 04월 14일 오후 3:56

미국 보건당국이 13일(현지시각) 존슨앤드존슨(J&J)이 개발한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J&J 계열사인 의약품 제조업체 얀센이 개발한 백신을 접종한 여성 6명에게서 비정상적인 혈액응고(혈전) 발생 사례가 접수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여성들은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백신을 접종했으며, 나이는 18세부터 48세로 다양했다. 혈전은 뇌에서 혈액이 빠져나오는 정맥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유럽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자들 사이에서 드물게 비슷한 혈전이 보고돼 지난 3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에서 AZ 백신 접종이 잇따라 중단됐다가 재개된 바 있다.

J&J 백신은 미국에서 680만 회분 이상이 접종됐으며 가벼운 부작용을 경험했거나 부작용이 없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CDC의 일시 중단 권고에 따라 백신 접종을 진행하던 연방 기관들은 J&J 백신 접종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미시간, 조지아주에서도 접종 중단 조치에 들어갔다.

하지만 접종 중단 권고 대상이 아닌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 접종은 그대로 진행된다.

FDA는 현재 J&J 백신 접종 시 혈전과 혈소판 변화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J&J 백신 접종 중단을 권고했으나 이미 맞은 사람들은 당황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앤 슈컷 CDC 수석부국장은 “백신을 접종한 지 한 달이 넘은 사람은 현재 위험이 아주 낮다”면서 다만 최근에 접종한 사람이라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슈컷 부국장은 “1~2주 이내에 J&J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증상을 잘 살펴봐야 한다. 심각한 두통이나 복부 통증, 다리 통증, 숨 가쁨이 나타나면 의료진에게 연락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건당국은 또한 의사들에게 J&J 백신 접종 시 발생한 혈전 증상에 대해 널리 쓰이는 혈전 치료제인 혈액 희석제 헤파린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FDA와 CDC는 “이 경우 헤파린 투여는 위험할 수 있으며 다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Z 백신 접종 부작용을 조사 중인 유럽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에 따른 혈전 치료를 위해 헤파린을 투여할 경우 면역 반응이 비정상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J&J) 측은 혈소판감소증 환자를 포함해 혈전증이나 혈전이 백신과 함께 보고된 것을 알고 있지만 백신과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J&J 백신은 AZ 백신과 똑같은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 감기를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에 중공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세포 침투 수단)에 해당하는 RNA를 집어넣은 ‘합성 바이러스’를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J&J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 AZ 백신과 달리 1회만 접종하면 되고 보관이 쉬워 개발 직후부터 큰 관심을 받아왔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이 사용을 긴급승인했고 한국도 지난 7일 사용을 승인했다.

그러나 이번 미 보건당국의 접종 중단 권고 조치로 각국에서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접종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