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 우한 실험실서 유출 가능성” 발언…화춘잉 ‘화들짝’

이윤정
2021년 01월 8일 오후 2:16 업데이트: 2021년 01월 8일 오후 3:22

2020년 미∙중 관계의 주요 흐름은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었다. 이와 별개로 미국 정부는 새해 들어 중국에 전염병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새로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중국 관영매체인 차이나데일리 기자가 영국 데일리포스트를 인용해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고 이를 신뢰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며 이에 대해 질문했다.

외신 기자들이 주로 하는 질문을 당 매체 기자가 했다는 점에서 중국 공산당이 제 발 저려 사주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온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믿을 수 없다”며 “거짓말”이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그녀는 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중국을 비판한 것을 ‘음모론’으로 규정하고 “미국이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 친중행보 WHO 총장도 “중국에 실망” 발언 

앞서 중국 정부가 코로나 19 바이러스(중공 바이러스)의 기원을 조사하기 위한 WHO 국제 조사팀의 입국을 지연시키자 테드로스 총장이 “매우 실망했다”며 중국의 조치를 비판했다.

기자회견에서 화 대변인은 “전염병은 2019년 하반기에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고, (전염병 발생) 시간표가 계속 빨라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책임을 떠넘기려다 스스로 “발병 시간표가 계속 앞당겨지고 있다”고 시인한 모양새가 됐다.

화 대변인은 지난해에도 “중국은 1월 3일 이후 미국에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을 알렸다.”, “시진핑 총서기가 1월 7일 정치국 상무위원에 직접 방역 조처를 내렸다”는 등 비밀을 발설한 적이 있다. 

중국 공산당은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거짓말로 앞의 거짓말을 폭로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AFP통신 기자는 WHO 국제 조사팀의 방중 일정 속에 우한 방문이 포함돼 있는지를 물었다. 

화 대변인은 “구체적인 정보는 없다”며 “다른 관련 국가들 역시 조사에 협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염병은 재작년 하반기에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고, 시간표가 계속 빨라지고 있다”는 말만 계속 반복하며 발뺌했다.

미∙중 디커플링, 사실상 전염병 사태 책임 추궁의 전주곡

미∙중 관계 디커플링은 표면적으로는 지난해 5월 말, 중국 공산당이 강행한 ‘홍콩 국가보안법’이 미∙중 대치의 도화선이 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미 두 달 앞선 3월 말 트럼프는 시진핑과의 소통 채널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13일 트럼프는 트위터에 “우리가 맺은 무역 협상에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세계는 중국에서 온 전염병의 공격을 받았다. 100건의 무역 협상으로도 무고하게 스러진 생명을 보상할 수 없다!”고 썼다.

다음 날, 트럼프는 “우린 (중국 공산당과의)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15일 미∙중 무역협정 1단계 체결부터 5월 14일 트럼프의 ‘디커플링’ 선언까지는 불과 4개월 만이다.

이렇게 단기간에 관계가 악화된 것은 중국 공산당이 전염병을 퍼뜨리고 이를 은폐했으며, 또한 이를 이용해 미국을 무너뜨리려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기다 중국 공산당의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미국 대선 부정행위 개입은 디커플링을 더욱 가속화했다. 

4일 기자회견에서 또 다른 당매체인 베이징일보 기자가 최근 스웨덴 유력 일간지가 보도한 ‘미국 측이 스웨덴 5G 건설에 화웨이를 제외하겠다고 압박한 것’에 관해 질문했다. 미국 대사는 “스웨덴이 5G 건설과 관련해 미국, 영국, 호주와 같은 결론을 내리게 돼 기쁘다”고 언론에 밝힌 바 있다.

화 대변인은 “미국이 협박했고 중국은 피해자”라며 반격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관영 매체 신화통신은 이를 즉각 인용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은 그동안 미∙중 디커플링이 양국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해왔지만, 이제는 자신들만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공산당의 전염병 은폐가 미∙중 디커플링을 초래했듯이 더 많은 국가가 중국 공산당에 책임을 묻기 시작하면 중국 공산당은 국제적 고립을 피하기 힘들 것이다.

중공, 전염병 확산에 따른 부메랑…국제적 고립 자초

최근 각국의 전염병 상황은 다시 악화했고 생명과 경제적 손실은 계속 커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려고 하지만 전염병 은폐라는 핵심적 근원은 덮어둔 채 편법으로 벗어나려 하고 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미국 외 다른 나라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국제적 책임 추궁을 면해보려는 최근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중국 공산당은 유럽에 이례적으로 양보하며 투자협정을 추진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CPTPP)에 가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CPTPP 규정상 회원국들의 시장 개방 수준이 매우 높아야 한다”며 “중국의 현 정치경제 체제로는 참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구나 코로나 대규모 재확산으로 비상이 걸린 세계 각국은 중국 공산당이 더는 책임을 회피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중국 공산당이 미 대선 부정에 개입한 것에 대해서도 추궁할 것이다.

현재 중국은 도처에 전염병이 확산해 베이징을 비롯한 많은 도시가 다시 봉쇄됐다. 이는 중국이 지난해 전철을 되풀이해 밟을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한다.

미국과의 관계 단절은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공으로서도 회복하기 힘든 손실이 될 전망이다. 정권의 몰락을 앞당기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