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경찰노조, 트럼프 공개 지지 “세계관 사이에서의 선택”

이은주
2020년 11월 4일 오후 1:15 업데이트: 2020년 11월 9일 오전 11:22

미국 뉴욕시 경찰노조(SBA)가 대선 당일인 3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에드 뮬린 뉴욕시 경찰노조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트럼프에 투표할 것을 독려한다”면서 “이는 전국의 경찰관에게 매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세계관 사이에서의 선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뮬린 위원장은 투표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이것은 두 후보 사이에 선택 그 이상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종차별 항의시위로 촉발된 폭동·소요 사태를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경찰관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지만, 민주당 행정부는 “경찰관을 내팽개치고 예산을 삭감하며, 정치적으로 기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사회 일부가 경찰을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경찰관을 지원했다는 반박의 여지가 없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주 행정부를 겨냥해서는 이들이 △피난처 도시 의무화로 위험한 범죄자들을 다시 거리로 내몰았고 △경찰의 생명을 지키는 방탄복과 구명장비를 거부하고 △경찰과 공공의 안전을 위태롭게 만드는 운영절차 개정에 대한 잘못된 지시를 내리는 등 무책임한 정책을 밀어붙였다고 비난했다.

경찰노조의 트럼프 지지 선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달간 법 집행기관 노조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아왔다.

앞서 지난 8월에는 미 최대 경찰노조인 뉴욕 순찰경찰관노조(PBA)가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뉴욕 순찰경찰관노조는 뉴욕경찰(NYPD) 3만6천명 중 2만4천명이 가입된 조직이다.

패트릭 린치 순찰경찰관노조 위원장은 “경찰관으로 36년, 노조위원장으로 21년 일해온 동안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한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할 수 없다”면서 “그렇기에 이것은 그만큼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린치 위원장 역시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이후 시민 소요, 폭동, 공공기물 파손 등과 함께 반(反)경찰 기조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경찰은 밖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것이 다른 지역에까지 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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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중심가 타임스퀘어 광장을 순찰하는 뉴욕경찰국 소속 경찰차량 | Eduardo Munoz Alvarez/Getty Images)

미국에서는 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경찰 해체 움직임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점차 폭력 양상을 띠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폭동, 방화, 기물파손 등의 범죄가 잇따랐다.

뉴욕 경찰에 따르면 시위가 격화하던 지난 7월 13~19일 뉴욕주에서 총격사건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급증했다. 살인사건은 24% 증가했다.

법 집행 당국자들은 ‘경찰 악마화’ 프레임이 범죄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시위대와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M) 단체는 경찰 해체와 예산 삭감을 줄곧 주장해왔고, 민주당 측에서도 이를 정책에 적극 반영했다. 민주당 소속의 뉴욕시장은 2020~2021 회계연도 예산안에 경찰 예산을 2억8천200만 달러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과 질서’를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 시위대를 안티파(Antifa) 테러조직, 아나르코-공산주의 단체로 규정하고, 폭동이 일어난 지역에 연방 요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시위대가 연방법원 주변의 방어벽을 훼손하자 연방 요원들이 해당 지역에 배치됐다.